[오토타임즈의 확대경] 틴팅 필름, 차단율 표기제 도입돼야

입력 2015-04-03 07:00
마차를 대신했던 자동차에 유리가 부착되기 시작한 것은 1910년대부터다. 자동차 속도가 오르면서 공기 저항이 커지자 흔히 알려진 바람막이로 앞에 ‘윈드쉴드(windshield)’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바람은 막되 앞이 보여야 하니 당연히 투명유리가 쓰였다. 이후 사방에 유리가 하나 둘씩 추가돼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됐다. 비바람을 막는 장치로 유리가 쓰였던 셈이다. 그런데 투명 유리를 사용하니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열이 골치였다. 그래서 유리창은 떼고 붙이는 방식이 대부분이었고, 지붕도 수동에 의존했음은 당연한 일이다.

자동차 유리에 가시광선 차단 필름을 붙이게 된 것은 나중의 일이다. 뜨거운 나라일수록 실내 온도를 낮추기 위해 투명 유리에 짙은 색상의 필름을 붙였고, 실내 온도를 조금이라도 낮출 수 있어 어느새 일반화됐다. 물론 유럽처럼 햇볕을 선호하는 곳에선 필름 붙이기가 여전히 낯설지만 중동, 동남아, 한국 등에서 유리창에 필름 붙이는 일은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선팅(sunting)’으로 잘못 부르는 유리창 필름 붙이기의 정확한 표현은 틴팅이다(tinting). ‘틴트(tint)’는 원래 ‘엷은 빛깔’ 또는 ‘연한 색조’를 나타내는데, 조각에선 음영(陰影)을 의미하기도 하고, 자동차 등에선 유리에 색을 입힐 때 사용된다. 그러니 ‘틴티드 글라스(tinted glass)’는 ‘색을 입힌 유리’ 정도로 이해될 수 있다. 햇빛을 차단하는 의미에서 여전히 선팅이란 표현을 쓰지만 최근에는 틴팅을 표기하는 곳도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태양빛을 차단하는 유리창 필름의 기능은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차단이 핵심이다. 가시광선은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빛이며, 적외선은 가시광선과 같은 종류지만 열 효과가 크다는 걸 1800년 허셀이 발견했다. 그리고 자외선은 가시광선 바깥쪽에 나타나는 전자파를 통칭한다.

종류에 따라 자외선 A(UVA)와 B, C 등으로 나뉘지만 피부 건조와 기미, 노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유해 자외선을 흡수하는 오존층이 줄어 자외선 위험성도 높아진다는 게 과학계의 정설이다. 덕분에 태양빛을 차단하는 유리창 필름의 필요성도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유리창에 붙이는 필름은 종류만 수백 가지에 달한다. 기능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어서 고르기도 쉽지 않다. 가장 저렴한 단순 염색 필름에서 비교적 값이 비싼 스퍼터트 및 적외선 흡수 필름까지 저마다 기능을 내세운다. 그래서 주목받는 게 투과율과 반사율, 차단율이다. 예를 들어 우주왕복선에 적용됐던 기술을 접목시킨 브이쿨 유리창 필름의 경우 적외선 및 자외선 차단율이 각각 94%와 99%였다고 한다. 반면 일반 염색 필름은 적외선과 자외선 차단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결국 소비자가 올바른 제품을 고르도록 하려면 필름의 차단율을 공식적으로 표기해줘야 한다. 게다가 차단되는 항목도 가시광선, 적외선, 자외선 등 세括岵潔杵?한다. 유리창 필름 자체가 기능적으로 워낙 차이가 커서다. 게다가 지금 앞다퉈 내놓는 차단율은 측정 방식이 모두 달라 신뢰성이 떨어지는 단점도 있다.

친환경 타이어를 선택하라며 정부가 타이어 효율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처럼 필름 차단율을 공식적으로 도입하자는 목소리도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권용주 < 오토타임즈 기자 soo4195@auto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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