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중앙銀, 갈수록 '달러 사랑'

입력 2015-04-01 21:51
외환 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 5년 만에 최고


[ 박종서 기자 ]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율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양적 완화 여파 등으로 가치가 떨어지는 유로화보다 ‘기축통화의 패권을 다시 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화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분기보다 0.5%포인트 늘어난 62.9%를 기록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유로화 비중은 22.2%로 0.4%포인트 줄었다.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미 달러화 비중이 높아진 것은 강(强) 달러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돈 풀기’에 나서면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자 달러화 수요가 늘어났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올 1분기에만 8.9% 상승했다. 2008년 3분기(9.6%)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옌 노르드비 노무라증권 외환담당 상무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한 발짝만 물러서 보면 보유할 만한 외화는 달러화가 유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도이치뱅크가 올해 1분기 세계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화 비중이 65%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로화 비중은 20% 이하로 내다봤다.

한편 독일 네덜란드 등 각국 중앙은행이 뉴욕 연방은행 지하금고에 맡겨 놓은 금을 찾아가면서 뉴욕 연방은행 내 금 보유량은 처음으로 5000t대까지 떨어졌다. 올 들어 1월에 20t이 빠져나간 데 이어 2월에도 10t이 줄어 3월 현재 남아있는 금은 5989t이다. 유럽 중앙은행들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인 금을 직접 보유하려 하고 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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