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특수 오나] 건설업계 '中東 4대시장' 수주 재개 기대…수출길 막혔던 車·철강에도 '대형 호재'

입력 2015-04-01 21:25
한국 기업 영향은


[ 정인설/김진수 기자 ]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과 이란의 교역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란에 대한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자동차와 철강 산업이 직접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건설업도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장기적으로 금융 제재가 풀리면 ‘이란발(發) 특수’가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2010년만 해도 이란에 2만2734대의 완성차를 수출했다. 2011년에 1만1971대로 줄더니 2012년부터는 완성차 수출을 아예 중단했다. 한국이 미국 주도의 대(對)이란 제재에 본격 동참하기 시작한 때다.

철강도 자동차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 이란 제재가 없었던 2009년에 한국의 자동차용 강판은 이란에서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호드로와 사이파 등 이란의 주요 자동차 기업에 대규모로 납품하다 2010년부터 거래가 뚝 끊겼다. 자동차와 철강이 이란 수출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면 수출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건설업계도 이란에서 대규모 공사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 정부가 그동안 미뤘던 가스·석유 등 천연자원 개발과 인프라 건설 등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란은 한국 정부가 2010년 7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동참하기 전까지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중동의 4대 메이저’ 수주 시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신규 수주가 끊겼고 대부분의 건설회사가 현지에서 철수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이란은 1975년 대림산업이 처음 진출한 이후 국내 건설사의 수주 누계액이 120억달러를 웃돈다.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이란 건설 시장 규모를 300억~600억달러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권명광 해외건설협회 중동 팀장은 “에너지 부문에 대한 제재가 완화되면 중동의 수주 텃밭이 다시 열리게 된다”며 “석유화학 공장을 신설하거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 기업들은 이란에 내린 금융 제재가 완화되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한국과 이란은 국내에 계좌를 개설해 수출과 수입을 상계한 뒤 일정 시점에 정산하고 있다. 금융 제재가 풀리면 이란과 직접 결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거래 비용이 줄어든다.

반면 제품가격이 국제 유가에 연동되는 정유와 석유화학 기업들은 이란 핵 협상 타결을 악재로 분류한다. 이란산 원유 공급 증가로 인해 국제 원유가격이 추가 하락하면 실적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박재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이집트에 이어 중동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이란에서 많은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라며 “한국이 이란 제재 완화 추이에 잘 대응하면 보건의료와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이란 수출을 다각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인설/김진수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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