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자산설계] 내집 마련 계획있다면 도심지역에 투자하라…고령자, 상가·오피스텔 등 수익형부동산 관심을

입력 2015-04-01 07:00
[ 박종서/김병근 기자 ] 날씨가 풀리면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는 인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하루에 수만명이 몰리며 북새통을 이루는 곳도 많다.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전셋값을 버티지 못하고 내집 마련을 하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러다 집값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게다가 기준금리까지 사상 최초로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유동성도 풍부해졌다. 모델하우스뿐만 아니다. 기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중개업소를 드나드는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주택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상황이 상황이니 만큼 부동산을 활용한 생애재무설계를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다. 노후 대비용 주택으로 적당한지부터 투자가치는 얼마나 되는지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주택은 물론 상가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시장도 빼놓으면 안 된다.


전셋값 밀어올리는 저금리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전세 주택 공급이 줄어든 까닭도 있지만 저금리는 전세값 상승의 주요 원인이다. 이자 소득이 줄어들면서 집주인들은 소득 보전을 위해 전세 가격을 더 많이 올렸? 세입자들은 이자 부담이 적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을 빌려 전셋값을 마련해줄 수 있었다.

결국 저금리는 전셋값을 집값의 최고 80~90%까지 밀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전셋값 상승은 집값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부동산시장을 살리려는 정부의 정책과 규제 완화까지 겹치면서 시장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금융상품도 쏟아지면서 주택 수요를 늘리고 있다. 물론 심리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했다.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사상 처음 1%대 금리 시대가 열렸다는 상징성이 수요자들을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 상황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부동산시장에 접근하라고 강조한다. 단도직입적으로 집을 사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다만 오르고 내리는 이유와 논리를 설명하며 대안을 제시했다.

강 팀장은 올라갈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다. 강 팀장은 “청약 열기가 뜨겁고 분양가도 오름세인데 지금은 과도기 성격이 좀 있어 보인다”면서도 “좀 더 올라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주택 구입에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아현동 같은 곳은 더 올라갈 여지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상욱 우리은행 부동산팀장은 연 1%대 수익 공유형 모기지를 예로 들며 금융상품을 잘 고르면 전세로 사는 것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대 수익 공유형 모기지를 이용할 경우 7년 뒤에는 주거 비용 차원에서 집을 사는 것이 훨씬 낫다는 분석이 있다”며 “있지도 않은 전세를 찾아다니느니 금융상품을 잘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실거주 목적이라면 자신에게 적합한 집을 사는 것도 좋다는 게 박 팀장의 생각이다.

“도심에서 골라라” 이구동성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집값 상승에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다. 이 팀장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년 뒤 집값이 많이 떨어진다는 전망을 얼마 전 내놨다”며 “최근 가격이 많이 올라서 타이밍이 조금 늦은 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신규 수요자든 갈아타기 수요자든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에 나선다면 주거여건이 좋은 곳, 서울 도심이나 도심과 가까운 곳에서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집을 사는 게 낫다고 봤다. 서울 도심 외곽은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연화 기업은행 부동산팀장도 주택은 도심에서 골라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김 팀장은 “직주근접(직장과 주택이 가까움)이 괜히 좋은 게 아니다”며 “신도시 등 외곽이 자족도시라면 모르겠지만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라면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도심 내에서 청약통장을 적극적으로 써 집을 구하라”고 추천했다. 그는 일본 사례를 보면 외곽에서 다시 도시로 회귀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외곽이 공동화되는 경우가 있었다고 경고했다. 일부 전문가는 집값 때문에 도심 외곽에 집을 구입해 사는 사람들이 “남편만 고생하면 된다”는 말들을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모두가 고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층, 토지 투자는 피해야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려면 먼저 나이를 따져봐야 한다. 고령층이라면 토지 투자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상가나 오피스텔처럼 현금 창출력이 좋은 상품에 관심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중년층이라면 ‘고위험’ 상품에 투자할 만하다. 강태욱 팀장은 “오피스텔보다 다가구나 다세대 주택처럼 땅을 보유하고 있는 형태의 투자를 추천한다”며 “개발이 덜 된 지역을 중심으로 접근한다면 괜찮은 투자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상가는 상권이 좋은 곳에서 근린생활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란 조언이 나왔다. 이남수 팀장은 “상권이 좋은 곳에서 근린생활 시설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홍익대나 건국대, 대학로 등 대학가는 최고 입지 중 하나인 데다 경기에 덜 민감한 학생들 수요가 꾸준해 관심을 둘 만하다”고 덧붙였다.

박상욱 팀장은 “점포 겸용 택지의 청약 경쟁률이 낮게는 300 대 1에서 높게는 1000 대 1에 육박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인기”라며 “땅을 기초로 하는 투자는 권장할 만한 방식이고 앞으로도 유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지방은 혁신도시 위주로 고려해 보는 게 좋다”며 “비교적 초기 분양 때 사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김연화 팀장은 “경기에 민감한 게 단점이긴 하지만 상가는 유망 부동산임에 틀림 없다”며 “일반상업지나 근린상업지 1층 코너(구석) 자리에 있는 상가는 환금성이 좋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오피스텔이나 상가는 수익률이 높기는 하지만 분양가가 만만치 않게 올라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또한 새로 분양하는 상가나 오피스텔만 고집하지 말고 기존 상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부동산 구입 시 대출과 관련해 이남수 팀장은 “고정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고정금리를 써서 이득 본 사람이 별로 없다는 말도 있다”며 “변동금리를 너무 위험한 대출로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다만 박상욱 팀장은 “고정금리라면 능력껏 받아도 되겠지만 변동금리라면 부동산 가격의 30% 정도만 받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매달 얼마나 갚아나갈 수 있느냐”라면서 “금리가 더 떨어질 수 있고 향후 미국 금리 인상 여파로 한국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상환 계획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종서/김병근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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