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삼성-LG 극적 화해 왜?…검찰·법원 '판단' 남아

입력 2015-03-31 15:31
수정 2015-03-31 15:45
삼성-LG 대표이사 소송 합의 취하했지만…
검찰 기소로 사법 판단 남아…양측 탄원서 제출 '선처' 유도
'치킨게임' 파국 막기 위한 실리적 판단 분석



[ 김민성 기자 ] 세탁기 고의 파손 및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유출 건 법적 소송으로 팽팽히 맞섰던 삼성과 LG 양측이 소송 취하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 참고 기사=삼성-LG, '세탁기 파손'-'OLED 유출' 소송 모두 종료 합의

삼성전자-LG전자,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가 상대방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고소·고발 난타전을 치르던 긴장관계가 완화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양측은 합의 배경과 시기 등에 대해서 말은 아끼고 있지만 양측 최고경영진 간 대승적 결단으로 소송 취하에 이르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완전히 법적 분쟁까지 마무리되려면 검찰과 재판부의 판단은 남았다. 현재 2개 소송은 양측의 고소 고발로 검찰 기소까지 진행됐다.

재판부와 검찰이 양측의 합의를 받아들여 수사 종결 및 약식 기소, 기소 유예 등 처분을 내릴지 더 지켜봐야 한다. 약식기소는 피蔓悶?피의자가 합의에 이를 경우 검찰이 징역·금고형이 아닌 벌금형 처분이 타당하다고 판단, 기소와 동시에 법원에 대해 벌금형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수사 종결권은 검찰 고유 권한이기 때문에 양측이 민사적으로 합의한다고 해도 범죄성이 짙으면 재판을 통해 형사처벌까지 내릴 수 있다.

◆ 극적 합의 배경은?…검찰·법원 '선처' 주목


31일 삼성과 LG 양측은 일단 소송을 제기한 측이 상대기업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법원 및 검찰에 제출할 방침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는 "고소·고발로 검찰이 정식 수사를 진행해 기소한 사안이라 소송을 취하하는 양측 합의만으로 없던 일이 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며 "검찰 및 재판부에 양측 대표 명의로 탄원서를 제출해 선처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세탁기 고의 파손의 경우 불구속 기소된 LG전자의 임원 3명에 대해 탄원서를 제출한다. 고소·고발 주체인 삼성전자가 소를 취하한 뒤 재판부 및 검찰에 피해자 선처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OLED 기술 유출 건은 불구속 기소된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 및 LG디스플레이 협력사 사장 등에 대한 탄원서다. 피해자인 LG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에 대한 선처를 구한다. 양사가 극적 합의에 이른 배경이 상호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업계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는 양측이 극적 합의에 이른 또 다른 이유가 소송 '치킨 게임'을 피하기 위해서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가려내는 법정 싸움이 길어지면 삼성이나 LG 모두 누더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유·무죄가 가려져도 결국 모두가 피해자이고, 모두가 가해자가 되고마는 제로(0)섬 게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판이 끝나도 '업계 밥그릇 싸움'으로 보는 여론은 여전히 싸늘할 것이라는 예측도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3년에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소송 취하에 합의한 바 있다. 당시 1년 넘게 끌어온 액정표시장치(LCD) 및 OLED 관련 특허소송 및 특허무효심판을 취하한 것이다. 당시에도 선의의 경쟁으로 문제를 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 '세탁기 파손'-'OLED 유출' 검찰 기소 내용은?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14일 독일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IFA 기간 중 발생한 자사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 파손과 관련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냈다. 삼성전자는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부 사장을 파손 가담 핵심 피의자로 특정, 양측간 감정의 골은 더 깊어졌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4부(부장검사 이주형)는 삼성 세탁기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 등으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사업본부장(사장) 및 조한기 세탁기연구소장(상무)와 전모 홍보담당 전무 등 임원 3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재물손괴 및 명예훼손, 업무방해 혐의였다. 검찰은 조 사장과 전 전무는 사건 발생 이후 LG전자가 낸 해명성 보도자료에 허위 사실이 담겼다고 보고 조 사장?전 전무에게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도 함께 적용했다. 검찰은 이들 LG전자 임원이 세탁기 파손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도 OLED 기술 유출을 두고 검찰 기소로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지난달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사장 윤모(50)씨와 함께 윤씨로부터 LG디스플레이의 OLED 관련 영업비밀을 넘겨받은 노모(47)씨 등 삼성디스플레이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윤씨가 2010년부터 자신의 회사를 방문한 노씨 등에게 LG디스플레이의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OLED 관련 기술을 3~4차례에 걸쳐 넘긴 것으로 보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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