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천동 '천하제일왕족발'
[ 강창동 기자 ]
신촌의 족발 랜드마크로 떠오른 가게가 있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현대백화점 뒤쪽 먹자골목에 있는 ‘천하제일왕족발’이다. 99㎡(약 30평) 규모의 이 점포는 테이블 15개를 두고 월매출 5800만원을 올린다. 여기서 임대료와 인건비, 경비 등을 제외한 순수익은 2000만원. 대학가 중심상권이지만 극심한 불황기란 점을 감안하면 대박점포라 불릴 만하다.
이상원 점장(26·사진)은 “전통족발과 퓨전족발로 메뉴를 세분화해 세대별 맞춤 족발을 맛볼 수 있다는 게 이 점포의 인기비결”이라고 말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왕족발은 3040세대 남성들이 소주 한 잔 기울이기에 제격이다. 퓨전족발은 20대 여성들이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그는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안주면서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친근한 전통음식이어서 수요가 꾸준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매운불족발’이다. 각종 약재로 만든 육수로 가마솥에서 2시간 이상 삶은 족발을 식힌 다음, 석쇠에 한 번 더 굽고 고추장허브 소스에 볶아 내놓는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부드럽다. 매콤 달콤하면서도 불향이 난다. 매운불족발을 먹기 위해 한 달에 한 번은 꼭 들른다는 손님도 있다. 남성들은 서비스로 나오는 칼국수가 무한리필로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 환호한다. 여성들은 족발에 샐러드가 곁들여 나오면 미소를 머금는다. 직장인 주아름 씨(30)는 “콜라겐 성분이 많아 미용에 좋다는 점이 널리 알려지고 아삭한 샐러드를 함께 먹을 수 있어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가격은 전통 왕족발이 2만9000~3만3000원이다. 퓨전족발은 3만1000~3만5000원이다. 여기에 무한리필 칼국수가 식사용으로 나온다. 3명이 족발에 소주 한 병을 시키면 1인당 1만3000원에 푸짐하게 먹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점장은 “본사에서 아이돌 그룹 걸스데이가 배달송을 부르는 광고를 지난 1월부터 내보내고 있어 대학생 고객이 늘고 있다”며 “신촌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이나 동아리 단체모임 때 포장해가는 손님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테리어도 젊은 층에 맞게 캐주얼하면서도 트렌디하다. 이 점장은 “본사에서 팩으로 공급해준 족발을 육수에 삶아 내놓으면 되기 때문에 조리과정이 간편해 직원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족발은 원래 손질 과정이 복잡하지만 본사에서 족발, 소스 등을 팩으로 공급해주기 때문에 가공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필요없다는 설명이다. 단품메뉴기 때문에 밑반찬도 깍두기와 부추무침, 쌈장, 상추 등으로 간단하다. 점포 운영시간은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다. (02)313-0910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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