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창동 기자 ]
“훌랄라는 해외에서 러브콜이 많이 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중국 6개 지역에 지사계약을 맺으면서 중국시장에서 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이어 중동지역의 두바이 진출도 검토 중입니다.” 김병갑 훌랄라 대표(46·사진)는 올해 안에 중국에 70~80개 지사 계약을 성사시킬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한류 붐을 타고 K푸드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경기 용인의 식품공장에서 만든 치킨 육가공제품을 수출함으로써 국내 식자재 수출을 세계시장으로 확대하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비큐 치킨전문점인 훌랄라는 1999년 경기 이천의 직영 1호점을 시작으로 올 들어 1500호점을 돌파했다. 훌랄라 치킨의 독특한 맛에 대해 김 대표는 “1호점을 시작하던 1990년대 말에는 대부분의 치킨이 기름에 튀기는 방식을 고수하던 때여서 맛을 차별화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며 “한국인의 식습관을 고려하면서도 기름에 튀기지 않고 담백한 맛의 치킨 맛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맛의 차별화는 소스에도 적용됐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고추장허브소스를 개발한 것이다. 치킨 조리방식도 튀기는 게 아니라 굽는 방식을 택했다. 오븐과 숯불에 두 번 구움으로써 닭의 촉촉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을 살린 것이다.
김 대표는 ‘행동파 CEO’로 불린다. 1년 365일 쉬는 날 없이 외식업계 현장을 누비기 때문이다. 주말에는 전국 방방곡곡의 소문난 맛집을 수소문해 맛을 보고 오는 일을 반복한다. 본사에 돌아와서는 잘 되는 이유와 조리법을 분석한다. 분석이 끝나면 경기 용인의 식품공장이나 연구소의 전문인력을 통해 신메뉴와 소스 등의 개발에 착수하는 수순을 밟는다. 설과 추석 등 명절 연휴에는 해외시장 조사에 나서는 일정을 짠다. 가맹점 오픈식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 각 매장의 주변 환경을 살피는 한편 지원방안이 없는지 고민한다. 김 대표는 “가맹점 매출 증대를 위해 신 메뉴와 같은 연구개발 투자를 크게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생계형 창업자들의 건실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가맹사업을 해나가는 최종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년 전 출시한 두 번째 브랜드 ‘천하제일왕족발’이 최근 70호점을 돌파한 데 이어 연내 130호점을 열 계획”이라며 후속 브랜드의 성공에 고무된 표정이다. 그는 “천하제일왕족발은 제가 직접 전국의 오래된 족발집을 돌아다니면서 1년간 맛과 조리방법을 연구한 끝에 나온 고민의 산물”이라며 “40년 전통의 족발집에서 족발 손질법과 고급약재 배합을 통해 삶는 방법과 조리 비법을 전수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아이돌그룹 ‘걸스데이’를 전속모델로 발탁해 이들이 등장하는 방송CF가 전파를 타고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해 개발한 퓨전족발과 카 鄂?인테리어를 선보이는 천하제일왕족발의 매장 이미지와 상큼하고 신선한 느낌의 걸스데이 이미지가 맞아떨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