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1순위 확대·웃돈 기대감…실수요자에 투자자까지 몰려
판교 알파리움 전매율 70%…광주선 600가구 중 400가구 명의변경
대구·부산 웃돈 2000만~5000만원…위례신도시는 1억원 웃돌아
청약 거주지 제한 두는 지자체도 등장
[ 김진수 기자 ] 지난해 말 광주광역시 북구에서 분양된 한 아파트는 분양계약 한 달 뒤 600여가구 중 400여가구의 명의가 변경됐다. 경기 성남 판교신도시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알파리움(931가구)도 지난해 6월 1년간의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뒤 매달 40여개가 매매되면서 분양권 전매율이 70%에 육박했다.
전국적으로 분양 ‘완판’(완전판매) 단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 거래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새 아파트 선호 현상에다 웃돈(프리미엄) 형성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까지 몰리고 있어서다.
○1개월 새 분양권 3분의 2가 손바뀜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온나라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거래된 아파트 분양권은 5만445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79건 늘었다. 여기에는 1~2월 새로 분양된 3만여가구의 최초 계약분까지 포함됐다. 3만여가구 모두가 미분양 없이 팔렸다고 가정하더라도 2개월 새 분양가구 수의 약 80%인 2만4000여가구 분양권 주인이 바뀐 것이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 주요 택지지구에서 작년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이 급증한 점을 감안하면 택지지구 전매제한 1년이 풀리는 올 하반기엔 분양권 거래가 전체 아파트 거래량의 50%에 이를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분양권 전매는 전국 공공택지는 1년간, 수도권 민간택지는 6개월간 제한된다. 하지만 인기 단지는 전매제한과 상관없이 분양계약 직후 불법 전매가 다량 이뤄진 뒤 소강 상태를 맞는 패턴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수도권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권에 붙는 웃돈도 커지고 있다. 대구 부산 광주 등 지방 주요 단지에는 웃돈이 2000만~500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 수도권 유망 주거지로 꼽히는 위례신도시는 1억원을 웃돌고 동탄2신도시도 최고 8000만원에 달한다. 한 중견 주택업체 마케팅 팀장은 “대구 광주 등의 지방 인기 단지에선 웃돈을 노린 청약도 상당하다”며 “입주 무렵 전매율이 100%에 달하는 곳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수요자 위주 정책 필요
분양권 거래가 증가한 것은 신규 분양 물량이 늘어난 데다 웃돈을 기대한 투기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 가세한 데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계속되고 있는 전세난과 초저금리가 맞물리면서 분양권 투자가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걀철駭募?지적이다. 지난달 말부터 수도권 청약 규제 완화로 1순위 청약자만 200만명 이상 늘어난 것도 분양권 가격 상승을 불러오고 있다.
위장 전입 등을 통한 ‘묻지마 청약’ 양상이 일부 지역에서 빚어지면서 청약 때 일정 기간 의무주거기간을 두는 지방자치단체도 등장했다. 대구시는 지난달 조례 개정을 통해 아파트 청약 우선공급 대상을 ‘3개월 이상 지역에 거주한 사람’으로 제한했다. 경북 경산시도 지난 1월부터 ‘3개월 의무주거’ 조건을 2년간 한시적으로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2000년대 중반 부동산 호황기 때처럼 분양권 고가 거래에 따른 피해자 양산 등 부작용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미국의 금리 인상과 내수경기 침체 장기화 등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실수요 차원에서 분양권 거래에 나서야 한다”며 “분양권을 고가에 산 뒤 수요자를 찾지 못하는 ‘폭탄 돌리기’가 다시 등장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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