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현장]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연임 성공…경영권 분쟁 수면 아래로(종합)

입력 2015-03-27 11:31
[ 노정동 기자 ] '최대주주' 넥슨 "넷마블과 협업 과정 투명 공개" 요구
넥슨-엔씨 경영권 분쟁은 일단 수면 아래로…불씨는 남아

넥슨과 경영권 분쟁으로 관심을 끌었던 엔씨소프트 주주총회는 최대주주인 넥슨이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면서 싱겁게 끝났다.

이로써 지난 1월 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참여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촉발됐던 경영권 다툼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 김택진 대표 재선임안 등 3건 모두 원안 통과…일부 소액주주 '고성(高聲)'

엔씨소프트는 27일 오전 경기도 성남 판교 사옥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 승인 ▲ 김택진 대표이사 재선임 ▲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재무제표 승인 건에는 결산 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현금 343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1997만439주(지난해 12월31일 기준) 중 1165만875주가 참석, 약 58%의 참여율을 나타냈다.

최대주주 넥슨(15.08%)은 주총 발언을 통해 최근 엔씨소프트의 투자결정 등에 대해 우려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지만 결국엔 모든 사안에 찬성 의사를 표시했다.

김정욱 넥슨 상무는 "넷마블 투자결정 등 최근 경영활동에 대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넷마블과 지분 교환이 엔씨소프트의 기업가치를 상승시킬지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앞으로 넷마블과 협업 과정 및 결과물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서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을 전제로 최대주주인 넥슨은 김 대표의 재선임안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넷마블 인수는 앞으로 엔씨소프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진출하기 위한 투자로써 인수가격 역시 적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주주가치훼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올 1월 사장으로 승진한 윤송이 엔씨소프트 사장 등 '가족경영'과 관련해 "윤 사장의 승진은 객관적 기준에 의한 것"이라며 "시장에서 '가족경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구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기업의 주가는 재무적인 사안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회적 가치와 사업 효과, 마케팅 도구로써 살펴봤을 때 야구단 운영이 주주가치를 훼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주총에선 일부 소액주주들이 김 대표 재선임안 상정 과정에서 반대 의사를 표했다. 한 주주는 "넷마블 일부 지분을 과도한 가격에 인수한 것은 사업적 목적이 아닌 경뎠?방어를 위한 얄팍한 술수에 불과하다"며 "부인 윤송이 사장의 부당한 승진과 야구단 운영 등은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넥슨-엔씨 경영권 분쟁, 일단 수면 아래로…불씨는 남아

넥슨이 김 대표의 재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면서 지난 1월 말 넥슨이 엔씨소프트 지분참여 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바꾸면서 촉발됐던 경영권 다툼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전망이다.

다만 넥슨이 이번 주총에서 엔씨와 넷마블 간의 협업 과정 및 결과에 대해 투명한 공개를 요구한 만큼 엔씨가 이를 지키지 않으면 언제라도 다시 경영권 이슈가 불거질 여지가 있다.

그동안 엔씨는 ▲자사주 소각 ▲비등기 임원 보수 공개 ▲넥슨과 협업 등 최대주주 넥슨 측의 주주제안을 사실상 거절해 온터라 양사의 관계는 악화된 상태기 때문이다.

넥슨의 향후 지분 증감 여부도 관심사다. 2012년 넥슨이 김택진 대표의 엔씨 지분을 사업적 협업 목적으로 처음 매입했을 당시를 고려하면 현재 엔씨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평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넥슨의 엔씨 지분 매각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넥슨이 보유하고 있는 15% 가량의 지분 가치가 6000억원에 달해 거래 대상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넥슨이 엔씨 지분을 처음 매입할 당시 총 투자금액은 8000억원으로 1주당으로 계산하면 25만원 가량이다. 현재 엔씨의 주가 수준이 17만원대(전날 종가기준)임을 감안하면 무작정 장내에서 파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다.

넥슨 관계자는 "엔씨와 넷마블 주식 스왑 이후 경영진에서 지분 처리를놓고 어떤 것이 올바른 방향인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지분 매각과 관련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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