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에 적응 빠른 미생처럼 행동해야 생존한다"

입력 2015-03-26 21:13
수정 2015-03-27 03:57
'루키스마트' 저자 리즈 와이즈먼 한경 인터뷰

지식 85%, 5년 지나면 쓸모없어
지식보다 해답 찾는 능력이 중요
경험 적은 루키가 오히려 경쟁력


[ 노경목 기자 ] 리더십 연구센터 더와이즈먼그룹을 이끌고 있는 리즈 와이즈먼(사진)은 2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미생(未生·루키)으로 남으라”며 “다만 새로운 것을 배우는 능력에서는 완생(完生·베테랑)을 추구하라”고 주문했다. 올해 1월 한국에서 출간한 책 ‘루키스마트’(한국경제신문)의 핵심 내용을 한국 드라마 ‘미생’에 비유해 설명한 것이다.

조직원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리더십에 대한 책 ‘멀티플라이어’를 2010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에 올린 와이즈먼은 이번 책에서 “경험이 적은 것이 이점이 된다”는 독특한 관점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발을 들이며 지식을 빠르게 습득하고 활력 있게 움직이는 루키(신입사원)가 오랫동안 쌓인 관행과 지식에 매몰된 고참 사원보다 종종 더 좋은 성적을 낸다”고 말했다.

와이즈먼은 한 분야에 1만 시간을 투자해 전문가가 되라는 ‘1만 시간의 법칙’이 변화가 빠른 기업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의 양은 18개월마다 두 배로 늘고,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5년이 지나면 기존 지식의 85%가 쓸모없어진다”며 “전문성이나 정보가 얼마나 있는지가 아니라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처리해 해답을 찾는 능력이 더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현상은 변화가 빠른 지식산업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그렇다면 베테랑이나 고참 직원들은 도태되는 걸까. 와이즈먼은 “대부분의 루키는 열심히 일하면서도 자신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지 확신하기 힘든데 베테랑은 이를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령과 직급을 떠나 루키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면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일에 편안함을 느끼는 베테랑이 쉼 없는 학습자로 거듭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참 직원이 루키 정신을 가지려면 일선에서 젊은 직원들과 가까이 일하는 게 중요하다. 꼭대기 층에 있던 사무실을 디자인 및 기술개발팀 옆으로 옮기고 많은 업무시간을 매장에서 보낸 세르지오 마치오네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CEO)가 대표적인 예다. 와이즈먼은 “마치오네 CEO는 26명의 젊은 직원을 추려 직접 보고하게 하며 루키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항상 ‘부하 직원이나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없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까’라고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와이즈먼은 “루키가 되는 것은 피곤한 일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도전 정신을 자극해 일에 활력을 준다”며 “다양한 업종의 1000여명을 직접 설문조사한 결과 도전이 많은 일일수록 만족감도 높다는 걸 발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갈수록 루키형 인재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익숙한 것에 안주하려는 사람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와이즈먼은 1989년 글로벌 소프트웨어 회사 오라클에 입사해 인재개발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인재개발(HR) 담당 부사장을 지냈다. 회사를 나온 뒤 더와이즈먼그룹을 설립해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리더십 컨설팅을 하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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