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입대, 소집되기보다 장교로 채용돼라"

입력 2015-03-26 21:03
수정 2015-03-27 15:29
서울대 첫'ROTC 토크콘서트'

후보생 격감에 선배들 홍보 나서
리더십 함양 기회…"입사시험 유리"


[ 최승욱 기자 ] “중위 연봉은 2000만~2500만원가량 됩니다.”

지난 25일 오후 4시30분 서울대 근대법학교육100주년기념관 3층 강의실. 30사단 52전차대대에서 소대장으로 복무 중인 이민우 중위(09학번·학군 52기·사진)가 후배 1, 2학년생을 대상으로 “대다수 동기가 3000만원가량을 손에 들고 전역한다”며 자신의 월급통장을 공개했다.

후보생 격감이란 위기에 처한 서울대 학군단(ROTC)을 살리기 위해 선배들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올해 입단한 1년차 후보생(3학년·55기)이 27명으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01학군단 1기는 528명, 2기는 412명이었고 23기부터 28기까지는 115명 이상을 유지했지만 48기부터는 30명대로 줄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학군단도 후보생이 크게 줄어 군에서도 초급 간부의 자질 하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도 입단 희망자 지원서 접수 기한이 오는 31일로 다가오자 서울대 ROTC동문회(회장 박군철 원자행공학과 교수·13기)는 이날 처음으로 ‘ROTC 토크콘서트-군대도 스펙이다’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대다수 친구처럼 군대에 소집돼 가겠느냐”며 “대한민국 장교로 채용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엽 삼성카드 인사팀 차장(38기)는 “ROTC 출신이 아니었다면 삼성그룹에 못 들어왔을 것”이라며 “예비역 장교에게는 삼성직무적성검사(SSAT)의 커트라인을 다르게 적용한다는 것을 입사 후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정 차장은 “몇몇 기업은 23~24세 나이에 소대원 30명의 생사를 책임지면서 통솔력과 판단력. 긍정적인 자세, 체력을 키운 장교를 다른 지원자들과 다른 기준으로 뽑는다”고 설명했다.

이준식 수석부회장(14기·기계항공공학부 교수)은 “학생들의 ROTC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라며 “이번 행사를 신입생 대상 오리엔테이션 프로그램과 연계해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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