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안 발표 앞두고 국유기업 '군기잡기'…페트로차이나 부회장도 조사

입력 2015-03-17 20:56
수정 2015-03-18 03:59
[ 베이징=김동윤 기자 ] 중국 사정 당국이 중국 최대 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의 랴오융위안(廖永遠) 부회장(사진 오른쪽)의 부패 혐의 조사에 들어갔다. 쉬젠이(徐建一) 중국제일자동차 회장(왼쪽)에 대한 조사 사실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이다.

중국 지도부가 국유기업 개혁방안 발표를 앞두고 국유기업 최고경영진에 대한 ‘군기 잡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 증시에 상장된 페트로차이나는 지난 16일 저녁 “랴오 부회장이 현재 중대한 기율 위반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공시했다. 중국에서 ‘중대한 기율 위반’이란 부정부패 사건에 연루됐음을 의미한다.

중국 공산당 사정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랴오 부회장에 대한 조사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그가 어떤 혐의로 조사받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페트로차이나는 지난해 부패 혐의로 낙마한 저우융캉(周永康) 전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이 회장으로 일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랴오 부회장이 저우 전 상무위원의 비리문제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전국인민대표대회가 15일 폐막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굵직한 국유기업 최고경영진에 대한 비리조사 사실이 잇달아 공개되자 중국 국유기업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제일재경일보가 전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국유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비리 혐의 조사는 국유기업의 개혁방안 발표 이후 예상되는 국유기업 및 이들과 연계된 정치권의 반발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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