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의 저주' 네이버·다음카카오…주가 반등 언제?

입력 2015-03-16 14:19
[ 노정동 기자 ]
국내 포털업계의 두 공룡 네이버와 다음카카오의 주가가 '알리바바의 저주'로부터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오는 11월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될 것이란 전망으로부터 시작된 주가 하락 상황이 아직까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 같은 대외적 악재와 함께 모멘텀(상승 동력)이 돼야 할 라인(LINE)과 카카오(Kakao)가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점 등 대내적인 요인도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두 달 간 주가가 약 12% 급락했다. 지난해 3월 90만원을 넘보던 주가 수준은 현재 60만원 초중반대까지 내려왔다.

특히 올해 들어 네이버에 대한 외국인의 태도는 호의적이지 않다. 외국인은 올 1~2월 두 달 간 네이버 주식을 3121억원 어치를 내다 팔았다. 1년 전 60%를 넘보던 외국인 보유 비중도 현재 50%대 초반까지 내려앉았다.

다음카카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1월 16만원대를 찍었던 주가는 현재 11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최근 두 달 간 주가 하락률이 25%를 넘었다.

지난해 10조원을 넘어섰던 다음카카오 시가총액도 현재 7조500억원(이날 오후 1시30분 기준) 가량으로 쪼溜捉榕?셀트리온(시총 7조900억원)에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내줬다.

알리바바와 바이두가 오는 11월 MSCI 신흥지수에 편입된다는 소식 이후 그 여파가 아직도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란 분석이 많다.

MSCI 지수는 미국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 MSCI가 작성해 발표하는 지수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 펀드 운용에 주요 투자지표로 쓰인다.

이 지수를 따라가는 글로벌 펀드들이 투자대상에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인터넷 기업들을 담기 위해선 동종 업종의 기업인 네이버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 대부분 대형 펀드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업종별 비중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알리바바와 바이두 같은 중국의 해외상장종목들이 MSCI 지수에 신규 편입되면 MSCI 신흥지수 내에서 국내 증시의 비중이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이는 국내 증시에는 부정적, 중국 증시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모멘텀 역할을 해야 하는 라인과 카카오의 성장 정체다. 현재 두 기업의 매출 구성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모바일 사업부가 지지부진하면서 외형 증가에 대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번지고 있다.

양희준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 이용자 수가 지난해 3분기 말 1억7000만명에서 지난해 말 1억8000만명으로 겨우 1000만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며 "이용자를 늘려야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인데 성장세 둔화가 감지된다는 점은 우려되는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주가 전망도 어둡다. 두 회사 모두 핀테크(금융茱?middot;FinTech) 등 신규사업이 회사 수익기여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성장 공백 상태가 불가피하다는 설명.

이민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라인의 신규 사업의 중장기적인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넘기 어렵고 라인의 신규 서비스도 수익 기여에 기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성종화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도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페이는 짧게는 1년 길게는 1년 이상 적자를 감안해야 하는 사업으로 지금 당장 모멘텀이 될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라며 "카카오택시 역시 단기적으로는 다소의 손익 악화 요인"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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