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자" 함께 식사하면서 가족 간 유대감·건강 동시에 챙겨요

입력 2015-03-16 07:00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라이프디자인 <91>


요즘 한 케이블 TV 방송의 ‘삼시세끼’라는 프로그램이 인기다. 모델과 연기자로서 화려한 모습만 보여주던 연예인이 섬마을에서 매 끼니를 직접 차려먹는 모습에 다들 감탄한다. 잡아온 물고기로 만든 매운탕은 기본이고 빵, 심지어 케첩까지 만들어 먹는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김 겉절이 감자볶음 콩자반은 우리 식탁에도 자주 올라오는 단골 반찬이다. 다 같이 밥상에 옹기종기 앉아 식사하는 모습이 정겹다.

출연진들은 짧은 촬영 일정 동안 이미 ‘한 집에서 함께 밥을 먹는 사이’를 뜻하는 ‘식구(食口)’가 된다. 그새 정이 들었는지 섬마을을 떠날 때면 다들 아쉬워한다. ‘식구’란 말은 흔히 ‘가족’과 비슷한 의미로 쓰이지만, 최근 우리 사회에서 ‘함께 밥을 먹는’ 식구를 뜻하는 가족은 점차 줄어드는 것 같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진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족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 비율이 2005년에는 63%였지만 2013년에는 46%로 감소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녁 식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사람 비율이 2005년 76%에서 2013년 65%까지 내려갔다.

가족과 함께 식사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가족 간의 유대감이 강해질 뿐 아니라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부모와 함께 식사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가질 수 있고, 무엇보다 집에서 식사하면 외식에 비해 과일이나 채소 섭취량이 많아진다. 자연스럽게 건강한 음식을 먹는 것이다.

실제로 서울여자대 연구팀이 전국 초등학교 3학년생 약 4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주 5회 이상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과자나 짜고 지방이 많은 음식을 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은 편식 등 나쁜 식습관 대신 균형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반드시 저녁 식사가 아니어도 좋다. 가족들 모두 일상에 바빠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는다면 아침 식사나 주말 오후 간식을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매주 가족이 둘러앉아 식사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 이 일정만큼은 우선 순위에 올려두자. 주말에 시간이 난다면 같이 식사를 준비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식구들이 다 같이 장을 보고 들어와 때론 엄마 대신 아빠와, 또 어설프지만 평소 먹고 싶은 요리를 해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동안 어색했던 자식과 부모 사이도 조금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

신혜형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