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경 대표 "정리컨설턴트,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직업"

입력 2015-03-14 10:21
수정 2015-03-16 09:19
견적부터 마무리 작업까지…"일하는게 즐거워"
집정리만 잘해도 리모델링 효과…수요 점점 늘어나


"사실 아이를 낳고 30대 중반에 들어서면 여성들은 갈 곳이 없어요. 정리를 좋아하는 적성을 찾아 정리수납 전문가 자격증을 따고 제 2의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일을 하다 보니 욕심이 생겨 창업을 하게 되었죠."

전업주부로 살던 박희경 행복한집정리 대표는 4년 전 창업했다. 실습할 공간이 필요했던 그는 친정집과 지인의 집을 돌아다니며 경험을 쌓았다. 무점포, 무일푼으로 창업해 지금은 월 매출 수천만 원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일이 없는 날이면 방송, 후배 양성 강의는 물론 재능 기부로 일주일을 하루처럼 보낸다. 하지만 컨설팅 견적부터 마무리는 그녀의 손으로 직접 처리한다. '행복한집정리'의 차별화 전략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모든 현장을 다 방문하고 확인해요. 제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엎고 다시 하기도 하고요. 제 집이라고 생각하고 일을 하니 고객 만족도가 올라갈 수 밖에 없죠."

점점 늘어나는 맞벌이 인구 증가로 여성이 가사 일을 돌 볼 시간이 부족 하다 보니 정리수납 서비스 수요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기업들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가구회사에서 수납정리 설계를 위해 컨설팅을 의뢰하기도 하고 홈스타일 업무를 컨설팅 하기도 한다.

정리수납 컨설팅 서비스는 전문가들이 동시에 투입돼 단시간에 최적의 상태를 만든다. 하지만 공간컨설팅을 겸하기 때문에 가구들을 적당한 자리에 찾아 옮기는 일부터 시작해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한다.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는 직업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체력 소모가 상당하죠. 또한 일정한 급여나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중도하차 하는 분들이 더욱 많습니다. 돈을 쫓아 일하기 보다는 적성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선진국에서는 '정리컨설턴트'가 이미 전문 직종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도 여성 유망직종, 주부재취업 도전직업 3위, 정부가 육성 지원하는 신 직업 44개 중 하나로 선정됐다.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청소하는 아줌마라는 인식들이 많았어요. 지금은 하나의 정리 정돈 자체가 체계화된 시스템이라는 것을 많이 인식하고 대우 받으며 일하고 있어요."

박 대표는 자신의 직업을 딸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정리 컨설팅을 통해 타인의 삶의 질을 높여주고 생활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어수선 했던 집을 정리하니 부부관계에 문제가 있던 집에 아이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이 맛에 하는 거지 싶어요. (웃음)"

한경닷컴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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