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

입력 2015-03-10 22:08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가계부채 증가 속도 빠르지만
금융시스템 위협할 정도 아냐"

다운계약서 지적에 "송구스럽다"


[ 박종서/허란/고재연 기자 ]
임종룡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가계 빚에 대해서는 증가 속도가 조금 빠르지만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금융위원장에 취임하면 금융개혁을 차질 없이 완수하겠다고도 했다.

임 후보자는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제기된 금융회사 인사 개입 논란 등에 대해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 원칙은 민간에서 자기 의지로 전문성 있는 사람을 뽑아 쓰는 것”이라며 “앞으로 금융회사 인사에는 개입하지 않고 외부기관의 부적절한 인사 압력도 차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지주 사장과 국민은행 감사 선임 과정에서 청와대와 정치권의 외압을 막고 이사회의 자율성을 보장하겠느냐’는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문에는 “취지에 공감하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가계 빚은 ‘관리 가능한 수준’에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여야 의원들은 가계 부채의 심각성에 대해 여러 차례 물었으나 그때마다 임 후보자는 “증가 속도가 다소 빠르기 때문에 면밀하게 관찰해야 한다”면서도 “금융 시스템에 위협을 줄 정도는 아니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제2금융권 대출이나 상가 등 비주택 담보대출은 미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가계 부채는 금융위원회가 전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과 협의체를 만들어 공동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문제에는 “노사 합의를 거쳐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과 관련해선 “도입 필요성 있다”면서도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의결권 기준)을 4% 초과해 갖지 못하도록 한 금산분리 원칙은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했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기는 이른 것 같고 여러 방안을 놓고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핀테크(금융+기술)’와 기술금융 육성은 앞으로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임 후보자는 ‘은행의 기술금융 실적 등을 평가하는 혁신성 평가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이냐’는 일부 의원의 질문에는 “현장에서 일부 부작용을 느꼈다. 실태 조사를 해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적극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소액주주 추천 사외이사가 나온 것에 대해서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지만, 노조 추천 사외이사제도 도입과 관련해선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임 후보자는 6억7000만원짜리 서울 여의도 아파트를 매입하면서 2억원으로 신고해 2700만원의 세금을 탈루했다는 지적 등에 대해서 대부분 시인했다. 그는 “당시 다운계약서가 관행이었지만 철저하게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임 후보자는 정무위가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하면 박근혜 대통령의 임명 절차를 거쳐 조만간 금융위원장에 오른다.

박종서/허란/고재연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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