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닻 오른 씨앤앰 매각](1)KT 아성 넘을 유일한 기회,'킹 메이커'론 펼치는 MBK

입력 2015-03-10 17:40
25일 예비입찰,SK브로드 씨앤앰 인수하면 KT 턱밑 추격
유료 방송 시장 재편의 '신호탄'
케이블 TV 성장 '답보론'이 매각 최대 장애물


이 기사는 03월10일(16: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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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가 씨앤앰 매각 일정을 담은 ‘프로세스 레터’를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를 통해 예비 인수 후보들에 발송했다. 유료 방송업 구도를 재편할 ‘메가톤’급 매물이라는 점에서 이달 25일 예정된 예비 입찰을 앞두고 CJ, 태광, SK, 현대백화 점, LG 그룹 등 주요 기업들의 물밑 탐색전이 치열하다.

국내 1위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가 처음으로 ‘조 단위’ 매물 을 내놓은 것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총 3조2000억원이라는 거금이 들어 간 씨앤앰에서 어떻게 수익을 실현하느냐 에 따라 ‘국가대표’ 사모펀드의 위상도 결정될 전망이다. 관전 포인트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기업 인수전 은 복銖?심리 게임이다. 씨앤앰 매각도 예외는 아니다. MBK파트너스, 맥쿼리 PE, 골드만삭스 등 매각측은 ‘케이블 TV 1위 를 차지할 유일한 기회’라며 인수 후보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계 3위인 씨앤앰을 경쟁 업체가 가져가는 상황만은 피해야 한다는 게 인수 후보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다.

하지만 인수측 역시 팔려는 쪽의 약점을 훤히 알고 있다. 인수한 지 8년째인 데다 인수 금융 이자가 과도해 참고 기다리가만 하면 더 싼 값에 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수 후보들이 암묵적 인 ‘담합’에 성공할 경우에 한해서다. 매각측이 펴 놓을 그물망에 얼마나 많은 고기들이 걸려들 지 M&A(인수·합병)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때가 무르익었다”
골드만삭스는 올 초 인수 후보들을 상대로 씨앤앰을 인수해야 하는 이유 6가지를 담은 IM(매각 대상 기업 투자 정보)을 발송했다.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제외됐다. 외국계 대형 사모펀드들도 IM을 받긴 했지만 매각측의 주요 타깃은 국내 유료 방송 사업자들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케이블 업계 1위 사업자인 CJ헬로비전은 JP모간을 인수 자문사로 선정했다. SK브로드밴드는 크레딧스위스를 선정하는 방안을 두고 내부 검토 중이다. 태광그룹 티브로드와 LG유플러스는 아직 별다른 움직 임이 없지만 매각 절차가 본격화될 경우에 대비해 자문사 선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5위인 HCN 역시 씨앤앰 매각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유료 방송 사업자 중에선 ‘33% 합산 규제’에 걸려 있는 KT만이 씨앤앰 인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매각측이 IM 등을 통해 제시한 씨앤앰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킹 메이커’론(論)이다. 씨앤앰을 인수하 는 곳은 케이블 TV업계 1위로 올라서는 것은 물론이고, 유료 방송 시장에서 KT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케이블 TV 시장에서 씨앤앰의 점유율(가입자 기반, 지난해 9월 말)은 16.4%다. 티브로드(22.4%)가 씨앤앰의 새 주인이 되 면 1위인 CJ헬로비전(28.7%)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다. CMB(11%)와 HCN(8.8%)이 인수할 경우 업계는 ‘빅3’ 간 박빙의 승부처로 변할 공산이 크다.

인터넷(IP) TV 등 다른 유료 방송까지 감안하면 씨앤앰의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1위인 KT가 보유한 가입자 수(지난해 9월 말)는 755만명에 달한다. 전체 유료방송(IPTV+케이블+위성) 시장 의 28.6%에 해당하는 수치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가입자는 각각 261만명, 187만명으로 KT에 한참 못 미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SK만해도 통신 시장에선 1위 자리를 뺏기지 않았는데 유료 방송 시장에선 KT에 맥을 추 지 못하고 있다”며 “매각측도 이 점을 지렛대 삼아 SK를 유혹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대표가 IM 을 보내면서 “(씨앤앰을 매각할) 때가 무르익었다”고 말한 배경이다.

◆케이블이 대안인가?
하지만 인수 후보들이 골드만삭스 등 매각측의 ‘그물’에 쉽게 걸려 들 지는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SK만해도 성장 정체 상태에 있는 케이블 TV 시장에 진출할 側?불 투명하다. SK그룹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SK 실무진들은 수조원을 들여 씨앤앰을 사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냐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며 “IP TV 사업에 매진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2009년 2200억원에 불과 하던 IP TV 시장 규모가 2013년 1조1250억원으로 5배 성장하는 동안 케이블 TV는 1조8050억원에서 2조3790억원으로 32% 성장하는데 그쳤다. 2012년 케이블 TV 전체 시장은 2조3160억원으로 최근 들어 성장이 더욱 답보 상태에 빠져 있음을 알 수 있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PP(콘텐츠 제공업자)에 대한 영향력 면에서도 케이블 업체가 예전에 누렸던 ‘갑’의 지위가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CJ그룹 역시 구태여 TV 시장 점유율을 높여야 할 필요가 없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CJ는 ‘콘텐츠 명가’를 향한 열망이 강하고, 이미 국내에선 따라올 만한 경쟁자가 없다”며 “SK처럼 수조원을 들여 씨앤앰을 사려고 할 것인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CJ는 방송 등을 위한 플랫폼 장악보다는 플랫폼들을 채울 양질의 콘텐츠 개발에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는 얘기다.

HCN이라는 또 다른 매물 후보가 있다는 점도 유료 방송 사업자들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이 명확히 매각 의사를 표명한 적은 없지만 물밑에선 매각을 종용하는 움직임들이 여러 차례 시도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HCN의 2대 주주는 투자금 회수를 열망하고 있는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이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티브로드만해도 HCN과 씨앤앰이 매물로 나온다면 맛?현금도 넉넉하고, 시장 가격도 저평가돼 있는 HCN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CJ, 태광, SK 등 주요 인수 후보들의 ‘경영 공백’도 씨앤앰 매각의 장애물로 꼽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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