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귀국후 바로 병문안
"나와 같은 일 당해 가슴 아팠다"
리퍼트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
[ 정종태 기자 ]
중동 4개국 순방을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성남 서울공항 도착 후 곧바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입원 중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병실에 들어서자마자 리퍼트 대사와 악수하면서 “순방 중에 피습 소식을 듣고 정말 크게 놀랐다. 저도 2006년에 비슷한 일(커터칼 테러 사건)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수술을 받았는데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 후에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 동맹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사님이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고 미국과 한국 양국의 국민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오히려 한·미 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며 “저는 대통령께 많은 빚을 졌다. 이곳 의료진이 과거 대통령님을 수술한 경험이 있어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저를 수술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저도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과 시간을 가족과 한·미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쓰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카타르에서 서울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만간 여야 대표들을 초청, 회동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순방 성과와 관련해선 “한국 기업의 2022년 카타르월드컵 인프라 건설 참여에 대해 카타르 국왕이 한국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유리하게 해주도록 지시를 내렸다는 말씀도 했다”며 “또 우리가 울산이나 광양에 동북아 오일허브를 구축하고 있는데 (카타르가)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가 많이 됐다”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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