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최근 중국 게임회사들의 한국 진출이 눈에 띄게 활발해지고 있다. </p> 투자와 퍼블리싱 중심의 텐센트, 한국 온라인게임 시장 진출을 위해 넥슨과 합작회사를 설립했다가 100% 단일회사로 전향한 퍼펙트월드, 아웃소싱 위주의 조직을 운영했던 창유까지는 이미 한국에서 자리잡은 지 오래된 온라인게임 사업 중심의 회사다.
▲ 가이아모바일의 '도탑전기' 하지만 쿤룬, 추콩, 이펀, 37wan, ZQ, 4399, 로코조이 등은 모바일게임이 대세로 변화하는 시기인 최근 한국에 진출한 케이스다. 이밖에도 현재 한국진출을 타진 중인 중국의 회사는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한국에 진출하는 것일까? ■ 여전히 한국 시장의 매력은 식지 않았다 우선 한국 시장 자체의 매력도가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 구글플레이 스토어는 이미 일본-미국에 이어 전세계 3위권의 매출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의 경우는 공식 구글스토어 자체가 없어 집계가 되지 않는다. 다만 3자 마 構?이통사 마켓 등 전체 안드로이드 플랫폼 시장의 규모를 합하면 글로벌 1, 2위를 다투는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한다. 여기에 여전히 급성장하는 시장이라고 점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최대 규모 시장으로 발돋움될 것이다. 단지 통계에 잡히지 않을 뿐이다. 전 세계의 유력한 회사들이 바라보는 한국 모바일 시장은 그 자체 매력만으로도 충분히 진출할 가치가 있는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슈퍼셀이 'COC(클래시오브클랜)'의 TV광고를 포함한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이미 한국시장에서 충분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또 하나의 글로벌 강자 킹닷컴도 3월 초 공식 설명회를 통해 글로벌 메가 히트작 '캔디크러쉬사가'에 이어 신작 '캔디크러쉬소다'의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사하고 있다. 한국 모바일게임 업계 안에서는 '한국 시장은 성장은 정체되어 있고 경쟁은 치열한 레드오션 시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필자 역시 그 평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중국 회사가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중국 시장에 비해 위험변수가 적은 정직한 시장'이라는 시각과 평가가 존재한다.
▲ 추콩의 '미검온라인' ■ 게임성-BM-마케팅 총알이 있으면 '손해보지 않은 시장'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게임성과 잘 짜여진 BM(수익모델), 확실한 마케팅 총알(자금)만 갖추고 獵摸?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손해 보지 않을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뿐 아니라 흐름만 잘 타면 높은 수익을 낼 수 '괜찮은' 시장이라는 기대치가 있는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아울러 그래픽, 유행하는 게임장르, UX 등 게임전반을 구성하는 결과물의 스타일이 한국과 중국 유저의 정서가 상당부분 일치한다. 자동 사냥 등의 게임 시스템과 VIP 시스템 등 중국식 BM도 한국에서 잘 통한다는 것이 이미 서비스된 중국게임의 실적을 통해 증명된 것도 앞으로 그런 자신감은 더욱 높아진 계기가 된 것 같다. 중국시장의 경우는 위의 3가지 요소를 다 갖추고도 예측하기 힘든 수많은 변수가 많다. 대응해야 할 마켓이 너무 많고, 네트워크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디바이스의 종류는 너무 많다. 특히 높은 마케팅 비용의 부담과 증가는 중국 게임사들을 고민스럽게 한다. 아울러 큰 금액의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고도 정확하게 그 효과를 측정(혹은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도 '리스크'에 속한다. ■ 한국모바일 게임마켓 '투명하고 정직한 시장' 평가 중국 애플스토어를 제외한 중국의 모바일 마켓에는 랭킹이 투명하지 않다. 좀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각 마켓은 사업적 이해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랭킹의 순위를 바꿀 수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어찌 보면 쉽게 이해되지 않은 '이상한 시장'이다. 한국의 경우 구글과 애플 양대 스토어에서 다운로드 랭킹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론칭 초기 충분한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에 비하면 중국 모바일 마켓은 매우 복잡하다. 그러다보니 중국 회사에 바라보는 한국 시장은 사이즈는 중국에 비해 다소 작지만 규모 자체는 매력적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게 擔뵀맛舅?유저들에게 통하는 '우호적인 시장'이며, 마케팅의 변수가 거의 없다보니 계획과 집행이 투명하고 리스크 관리가 비교적 중국에 비해 손쉬운 '정직한 시장'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시장 진출 외 두번째로 노리는 효과는 '유능한 한국 개발 스튜디오의 발굴'을 들 수 있겠다. 최근 '도탑전기'의 큰 성공과 혁신적인 BM은 한국의 모바일게임 퍼블리셔나 개발사들로 하여금 중국에 추월당했다는 위기감과 더불어 그들에 비해 역량이 부족하다는 자책감마저 나오고 있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중국 회사들 입장에서 볼 때는 여전히 한국 회사는 창조적인 능력과 효율적인 작업을 하는 매력적인 스튜디오라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게임을 만드는 과정을 일종의 상품 제작이라고 인식한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작품활동 혹은 문화콘텐츠 창작의 범주라는 인식이 강하다. 이 인식의 차이는 각각 장단점은 있다. 전자의 경우 '도탑전기' 같은 노골적이면서도 혁신적인 BM의 발전이 이뤄지는 환경이 되는 것이고, 후자의 경우는 꾸준하게 창의적인 게임 시스템의 발전이 가능한 시장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국 게임사들이 개발 능력이 뛰어나고, 열정적인 개발자들이 많고, 그들의 창의적인 도전은 새로운 시도에도 두려워하지 않아 기발한 게임이 나오기도 한다는 장점을 중국회사들은 높이 평가한다. 역으로 과도한 자존심이 BM이나 중국 현지화 등의 협업에서 쉽지 않다는 단점도 그들의 메모에는 담겨있지만 적어도 현 시점에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높이 평가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 로코조이의 '마스터탱커' ■ 초기 리스크 '계약금' 적당...지리 가깝고 '한류' 긍정 초기 리스크에 해당하는 계약금 등의 조건도 괜찮다고 보는 편이다. 물론 한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타이틀(가령 '블레이드' 같은 게임)들이 예외적으로 높은 계약금을 형성하기는 하지만 현재 중국에서 잘 만들어진 RPG의 계약금 수준이면 한국에서 어지간한 수준의 타이틀을 확보하는데 어렵지가 않다. 이는 한국 게임의 확보금액이 몇 년째 정체된 양상에 비해 중국 게임의 계약금액이 최근 몇 년 사이 크게 올랐기에 나온 현상이기도 하다. 게다가 게임의 결과물이 훌륭하든가 혹은 시장에서의 초기반응이 좋을 때 스튜디오에 투자하거나 혹은 아예 인수하기에도 한국 개발사는 조건이나 협상의 과정 등에서 우호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한국 IP '뮤온라인'을 활용해 중국에서 개발해 대박을 낸 '전민기적'. 종합하자면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 시장에 여전히 매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 자체가 매출 규모 면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사업을 전개하는데 중국에 비해 위험 변수가 적어 리스크 관리면에서 유리하다. 상대적으로 창의적인 결과물을 뽑아낼 수 있다, 여기에다 기술적으로도 안정된 개발스튜디오의 발굴을 겸할 수 있으니 '한국 진출 러시'가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 지리적으로 가까우니 이동 동선에도 편리하고, '한류'라 일컬어지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 전반이 한국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심어주는 심리적인 효과도 동반하고 있다. 세계에서 네트워크 환경이 가장 발전한 국가이자 최상의 디바이스를 추구하는 유저들의 성향을 감안할 때 하이엔드 테스트 시장으로 이보다 적합한 시장이 있을 수 없다는 기술적 요인마저 가지고 있으니 전략적으로 오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 아닐까 싶다. ■ 막강 자본 중국대형사 속속 진출, 한국 게임업계는? 최근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중국 메이저 회사가 한국 시장에 속속 진출하는 가운데 한국게임업계는 이를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이대로 중국자본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위기감이 조금씩 대두되고 상황이기 때문이다. 제주도에 중국자본이 몰려와 부동산 개발 붐이 일어나면서 '이러다가 제주도가 중국의 것이 되는 것이 아닐까?'라는 부정적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한발짝 떨어져 '정작 나에게 매입제안이 온다면'으로 입장을 바꾸어보면 쉽게 거절하기 힘든 것이 인지상정 혹은 이율배반적인 인간의 본성이다.
▲ 쿤룬의 '태극팬더' 마찬가지로 중국자본의 투자나 퍼블리싱 제안을 기다리는 한국 개발사의 생각도 이율배반이 있는 듯하다. 마음은 '기술적으로 뒤지지 않을까?'라는 것과 다르게 '그 기회가 나에게도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에 가깝다. 자본의 투자는 어떠한 산업에서도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 그 자체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여겨진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한국 시장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스마트폰의 폭발적 보급과 더불어 한국의 모바일게임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너무 단기간에 성장의 정체를 겪고 있다. 시장에서 게임의 다양성이 사라지고 대형 플레이어 중심으로 점유율이 집중되어 간다. 이는 중국회사와 자본이 한국개발사의 장점으로 꼽는 창의적인 게임개발의 토대에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는 문제이다. 재기 발랄한 게임 개발과 안정적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스스로 갖춰야 한다. 그렇게 조성된 모바일게임 생태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한국의 모바일게임이 더 넓은 중국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도전과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그 결실이 생겨난다면 PC 온라인게임 시대에 자리잡은 한국게임의 위상이 유지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는다. 중국 게임의 한국 진출을 두려워 하지 말자. 되레 새 기회로 삼자. 경쟁에서 당당히 이겨 나갈 재기발랄하고 창의적인, 한국 개발자 실력을 발휘할 게임 개발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김두일 한-중 게임 전문가 dooil.kim@gmail.com
김두일은? 한국 온라인게임 1세대 개발자로 한-중 게임 전문가다. 주요 경력은 인디21 대표, 아이지에이웍스 중국법인 대표, 네오윈게임즈 대표, 킹넷 고문을 역임했다. 그가 한 주요 프로젝트은 온라인게임 '구룡쟁패', '파이터시티', '에어라인월드' 등 개발했고, 모바일게임 '모두의게임' '오투잼' '클랜워즈' 등의 중국 서비스와 '전민기적(MU)' IP 계약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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