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2년 만에 최고…한숨 돌린 정유업계

입력 2015-03-05 21:33
수정 2015-03-06 03:47
미 정유사 파업에 제품값 올라
작년 최악적자 늪 탈출 기대


[ 박영태 기자 ] 원유 정제마진이 올 들어 급상승하면서 지난해 최악의 적자를 낸 정유사들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정유사 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석유제품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어서다.

5일 시장조사기관 로이터에 따르면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지난달 평균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8.62달러였다. 2013년 2월 10.53달러 이후 2년 만의 최고치다. 단순정제마진도 배럴당 4.85달러로 2012년 8월 4.97달러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단순정제마진은 원유를 1차 정제해 나온 석유제품, 복합정제마진은 고도화설비를 거친 2차 정제 제품의 판매이익으로 이들 수치가 높을수록 정유사의 이익이 늘어난다.

최근 정제마진이 급등하고 있는 것은 미국 철강노조(USW) 산하 정유사 조합원 6500여명이 지난달 초부터 사업장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전면 파업을 벌이면서 석유제품 공급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정제마진이 급등하자 국내 정유업계는 가동률을 끌어올리느라 분주하다. 80%를 밑돌던 가동률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정기보수 일정까지 최대한 늦추고 있다. 정제마진이 회복된 만큼 석유제품 생산을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동률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졌다”며 “재고손실 부담으로 당초 1분기에 적자를 예상했지만 최근 정제마진 급등으로 흑자 달성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국제유가 급락과 정제마진 악화로 최악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5.88달러, 단순정제마진은 -0.01달러까지 떨어져 가동할수록 적자를 내는 구조였다. 이 영향으로 SK이노베이션은 2241억원, GS칼텍스 4563억원, 에쓰오일은 258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회복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정유사들이 가동률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한두 달안에 정제마진 상승폭이 꺾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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