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이슬람 식품시장 진출 길 열렸다

입력 2015-03-05 21:00
수정 2015-03-06 04:03
한국-UAE 정상회담

할랄식품 진출 등 6건 MOU
원전 제3국 공동 진출도 합의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의 아랍에미리트(UAE) 방문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의 이슬람 식품(할랄 푸드) 시장 진출 계기가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5일 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모하메드 빈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제와 정상회담을 하고 할랄 식품 시장 진출을 포함한 6건의 경제분야 협력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할랄은 ‘허용한다’를 의미하는 아랍어로 이슬람 국가에서 소비되는 식품을 말한다. 할랄 식품의 세계시장 규모는 1조달러가 넘지만 국내 기업들은 현지에서 인증받는 절차가 까다로워 그동안 제과 등 일부 제품만 수출해왔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한국 식품이 할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인증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슬람 국가와 할랄 식품 관련 정부 간 협력을 맺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MOU로 중동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이슬람 국가들의 식품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한국식품연구원은 할랄 식품 전문 연구팀을 신설, 국산 식품의 현지 진출을 돕기로 했다.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할랄 식품 관련 수출이 2017년까지 12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양국 간 보건의료 분야 협력도 확대된다. 회담을 계기로 서울성모병원은 아부다비 의료기업인 VPS와 공동으로 1억달러를 투자해 현지에 건강검진센터를 설립하는 MOU를 체결했다.

두 정상은 UAE가 추진 중인 1억배럴 규모의 유전개발 사업과 철도 등 인프라 구축 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정부는 UAE가 계획 중인 철도 정유공장 등의 주요 프로젝트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경우 모두 231억달러 규모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추산했다.

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에너지 및 건설 플랜트 분야에서 한국의 앞선 기술과 UAE의 금융을 결합해 중동 및 아프리카 등 제3국에 공동 진출하는 내용의 MOU도 맺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아부다비 행정청은 원전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기로 하고, 제3국의 원전 사업 입찰이 진행되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아부다비=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