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한화·삼성 빅딜에 시정조치…케미칼 가격인상 제한

입력 2015-03-05 12:00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5일 한화와 삼성그룹의 '빅딜'과 관련, 한화케미칼에 가격 인상을 제한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한화케미칼이 계열사인 한화에너지와 삼성종합화학의 주식을 취득하는 행위는 국내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시장에서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며 이같은 내용의 시정조치를 내렸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해 11월 26일 한화에너지와 삼성종합화학 주식을 각각 27.6%, 30.0% 취득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한화가 삼성의 석유화학·방위산업 부문의 계열사를 일괄 인수하는 빅딜의 일부로 진행됐다.

한화는 이번 거래를 통해 삼성종합화학 및 그 자회사인 삼성토탈까지 한꺼번에 인수,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 1위(매출액 기준) 업체가 된다.

이번 인수로 영향을 받는 시장은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이 공통적으로 생산하는 4개 폴리에틸렌(PE) 제품 시장이다. 해당 제품은 저밀도폴리에틸렌(LDPE), 선형저밀도폴리에틸렌(LLDPE), 고밀도폴리에틸렌(HDPE),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이 중 EVA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판매량 기준 68%로 업계 1위가 된다. 이는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성 추정요건에 해당한다.

EVA는 에틸렌과 VAM(Vinyl Acetate Monomer)을 중합해 만든 폴리에틸렌의 일종이다. 발포성, 접착성, 투명성이 우수해 신발 밑창, 태양전지 필름, 비닐하우스 필름 등의 소재로 사용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한화케미칼이 삼성토탈을 인수하게 되면 EVA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쟁사 간 가격 및 수량 등에 대한 협조 가능성이 커져 경쟁이 저해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결합 이후 한화케미칼과 삼성토탈의 시장점유율 합계가 높고, 경쟁사업자의 수도 4개사에서 3개사로 줄어들어 독과점이 심화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태양전지 필름용?코팅용 EVA의 경우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각각 90%, 87%로 양사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 회사의 가격 인상 현황을 매반기 주기적으로 감시하면서 시정명령 이행 여부를 점검키로 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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