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아 소주로 벌고, 전지현 맥주에 쓰더니…롯데칠성 향방은

입력 2015-03-04 14:08
[ 권민경 기자 ]

롯데칠성의 올해 실적은 신민아 소주 '처음처럼'과 전지현 맥주 '클라우드' 간의 줄다리기 승패에 따라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소주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고는 있지만 맥주에 쏟아붓는 마케팅 비용이 커 변수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 클라우드 마케팅비 약 400억…매출 맞먹어

4일 동부증권은 롯데칠성의 올해 실적 개선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가 있다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홀드)으로 제시했다.

기저효과와 음료 가격 인상, 소주 판매 증가 등으로 올해 연간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지만 맥주 관련 비용 부담으로 1분기까지 실적은 부진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증권사는 특히 맥주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이 올해 수익성 개선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4월 자사 첫 맥주인 '클라우드'를 출시하고 배우 전지현을 모델로 내세워 대대적인 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초기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좋아 작년 클라우드 매출은 목표를 초과 달성한 430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부 주류 판매점에서는 소주 '처음처럼'과 합쳐 '클라우드처럼' '구름처럼'이라는 주문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문제는 마케팅 비용. 빠른 시장 진입을 위해 매출 규모만큼의 마케팅 비용(430억원)을 집행하면서 실제 맥주 사업에서는 적자가 난 것으로 투자업계는 추정했다.

차재헌 동부증권 연구원은 "롯데그룹의 유통망을 이용할 경우 맥주 시장 점유율은 3~5%수준까지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매출 증가에 따른 추가적 마케팅 비용이 어느 정도 선에서 통제될수 있을지는 추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회사 측에서는 올해 마케팅 비용을 작년 수준에서 억제하겠다는 계획"이라며 "하지만 올해 3~4월 중 생산 능력을 기존 5만kl에서 10만kl로 확대할 예정이어서 설비 증설에 따른 판관비 부담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롯데칠성은 올해 생산 능력을 10만kl로 늘린 후 2017년까지 충주 제2맥주 공장을 건설해 20만kl 규모의 생산 능력을 추가할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는 2017년까지는 매출이 10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돼 영업이익 흑자는 어렵다는 게 투자업계의 시각.

앞서 백운목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감가상각비를 고려한 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는 내년께 흑자도 가능하다"며 "다만 맥주는 규모의 경제와 가동률이 중요한데, 두 가지 변수를 생각하면 2018년 또는 2019년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 부드러워진 '처음처럼' 실적 선순환 공식 입증

대규모 비용으로 인해 실적 변동성이 높은 맥주와 달리 소주는 올해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란 게 투자업계 판단이다.

롯데칠성은 지난해 하반기 신민아를 모델로 한 '처음처럼'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8도에서 17.5도로 낮췄다. 소주의 알코올 도수 하향은 판매량 증가와 실적 개선이란 선순환 공식으로 나탄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소주의 경우 지난해 10% 중반 매출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5% 이상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클라우드' 맥주 관련 비용을 소주 '처음처럼'이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올해 실적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이 증권사 홍세종 연구원은 "올해는 소주의 이익 성장과 맥주 비용 증가 간의 줄다리기가 나타날 것"이라며 "소주는 웃겠지만 맥주는 '물음표'"라고 내다봤다.

소주와 맥주를 제외한 음료 매출은 지난해 세월호 사태로 인한 부진을 딛고 올해 1.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홍 연구원은 "약 4000억원의 상장 지분 가치와 서초동 부동산은 여전히 롯데칠성 주가에 강한 하방경직성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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