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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 0</p> <p>인생이라는 놀이터를 정신없이 뛰어다니다 보면 엄중한 선택의 기로에 들어서는 시기가 온다. 때로 이 선택지의 질량은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무거워서, 하나의 길을 택한 후에는 그 동안 쌓였던 숱한 고민들도 편린처럼 날아가 버린다. 정신을 차려보니 새로운 회사로 출근하고 있었다. '왜 그런 선택을 하셨나요?' 딱히 해줄 말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게요.'</p> <p>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스무살 무렵. 동시에 두 길을 갈 수 없을 때, 프로스트가 말한 '사람이 적게 다니는 길'을 걸어보기로 했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젊고, 패기 있던 시절이었다는 것만 기억한다.</p> <p>이 칼럼의 제목은 '노답캐릭'이다. 남들이 찍지 않는 스킬 포인트를 찍으며 성장한, 돌이킬 수 없는 게임 캐릭터. 사람이 적게 다닌 길을 선택한 자는 결국 노답캐릭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캐릭터는 보통, 남들보다 외로운 길을 가야 한다.</p> <p>전문적인 글쓰기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공학도로 10년의 시간 ?보냈으니, 공부를 한 시간만 따지면 어지간한 판교의 신입 개발자보다 많을 것이다. 그 상태로 졸업 후 글을 쓰는 기자가 됐다. '롤(LoL)'에 비유하자면 E스킬부터 마스터한 애쉬였는데, 기적적으로 소환사의 협곡에서 10년 동안 살아남았다.</p> <p>음악 담당 기자로 시작해, 영화를 거쳐 게임 담당 기자로 옮겨왔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엔터테인먼트인 음악부터 가장 최근에 등장한 게임까지 모두 접해보는 중이다. 각 콘텐츠들의 환경은 서로 다르면서도 묘하게 비슷하다.</p> <p>창작자보다 유통업자가 돈을 더 버는 기이한 산업구조, 사회적 편견,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정부정책, 표절과 저작권 문제, 열악한 노동환경과 한탕주의, 곳곳에 득실대는 사기꾼까지. 그리고 '이 판에 희망은 없다'면서도 끝끝내 애정을 놓지 못하는 수많은 뮤지션과 영화인, 개발자들이 존재한다.</p> <p>앞으로 이 칼럼이 어떤 색깔을 갖게 될지는 모르겠다. 음악과 영화에 대한 칼럼은 써 봤지만, 게임 칼럼은 처음이니까. 결과물이 신통치 않을 수도 있겠다. 힘을 많이 준 글보다는, 무수히 많은 유기발광체 속 텍스트들 가운데 잠깐 쉬어가는 페이지가 돼도 괜찮을 듯하다. 캐릭터 자체가 그렇게 성장했으니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사는게 노답이다.</p> <p>한경닷컴 게임톡 백민재 기자 mynescafe@naver.com</p>
[창간사] 세 살배기 게임톡도 '뇌섹남'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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