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벨로 시장 거리서 싹트는 '노팅힐의 로맨스'

입력 2015-03-02 07:01
시장에서 진짜 런던을 만나다…런던 마켓여행(1)



런던을 수식하는 말은 많다. 쇼핑 천국, 예술가들의 메카, 브릿팝(Brit-Pop)의 본고장, 박물관과 미술관의 도시…. 빅벤과 함께 런던의 상징으로 불리는 타워 브리지, 영국박물관 등 관광할 거리도 많고 많다. 하지만 꾸미지 않은 런던의 맨 얼굴을 보고 싶다면 시장을 방문해 보자. 소탈하고 수수한 모습에 발걸음도 가벼워진다.

한국의 골동품까지 만나는 포토벨로 마켓

휴 그랜트와 줄리아 로버츠의 풋풋한 로맨스가 인상적이었던 영화 ‘노팅힐’. 촬영지는 런던 웨스트사이드에 자리한 노팅힐의 명물 포토벨로 마켓(Portobello market)이다. 이 영화로 유명해진 이후 지금도 많은 여행자가 포토벨로 마켓을 찾고 있다.

포토벨로 마켓은 런던 최대의 엔티크(골동품) 시장으로 약 2000개의 상점이 들어서 있다. 골동품 외에도 과일 채소를 취급하는 청과상, 일용잡화를 파는 시장 등 서너 개의 시장이 하나로 합쳐져 있다. 골동품 시장은 다양한 엔티크 가구와 보석, 은제품, 그림 등을 판매하는데 대부분 전문가들이 운영한다. 언제 만들어졌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전화기, 오래된 장난감, 자기, 빈티지 패션 상품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물건들로 가득하다.특히 동양풍의 엔티크 제품을 판매하는 점포에서는 한국의 뒤주나 약장, 소반 같은 가구들도 종종 찾아볼 수 있어 놀라움을 준다. 최근에는 유럽에서 열풍이 일고 있는 ‘차이니스 오리엔탈리즘’ 때문에 붉고 화려한 빛깔의 중국 가구와 칠기 제품도 많이 볼 수 있다.

포토벨로 마켓에는 흥정이란 개념이 없다. 할인에 대한 말을 꺼내면 ‘노(No)’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값을 깎는 대신 물건에 대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대부분 상인들이 물건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할인이 없지만 바가지도 없다.


가장 신선한 런던의 식재료를 구하려면

포토벨로 마켓의 거리를 따라 골동품을 구경하며 언덕을 내려오다 보면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도 모른다. 물건 구경은 물론 사람 구경도 그에 못지않다.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여행자와 런던 시민들이 어울려 왁자한 풍경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자못 이색적이다.

런던 브리지는 런던에 온 여행객들이 반드시 찾는 장소다. 하지만 런던 브리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만 찍고 이동한다면 좋은 볼거리를 하나 놓친 셈이다. 런던 브리지 역 사우스와크 성당(Southwark Cathedral) 앞에 있는 보로우(Borough) 마켓은 여행객에게 런던 브리지만큼이나 흥미로운 장소가 돼준다. 과일과 채소, 생선, 치즈, 하우스 와인 등이 즐비한 보로우 마켓은 런던에서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구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재래시장이라고 해서 할머니들이 좌판을 벌이?있을 것이라고 상상하면 곤란하다. 런던에서는 젊은이들이 마켓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젊은 꽃미남 청년이 토마토를 파는 가게도 있고, 패션 모델을 닮은 늘씬한 아가씨가 유기농 주스를 만들어 팔기도 한다. 점심시간에 가면 맛있는 한 끼를 위해 보로우 마켓을 찾은 정장 차림의 런던 사람들로 북적인다.

보로우 마켓은 영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브리짓이 독설가인 칼럼니스트를 비롯한 게이 친구와 함께 자주 찾던 곳이다. 영화의 배경이 됐던 ‘글로브 펍’(Globe Pub)이 바로 이곳에 있다. 영화 팬이라면 반드시 들러봐야 할 장소다.


런던 마켓 투어를 위한 팁

1. 지하 상점을 주목하라. 진귀한 골동품들을 발견할 수 있는 알짜 가게가 많다.

2. 소지품에 주의하자. 배낭은 되도록 피하고 가방은 언제나 자신의 시선 범위 내에 두는 것이 좋다. 인파에 떠밀려 거리를 걷다 보면 누군가 내 배낭을 열고 있을지도 모른다.

3. 가능하면 주말에 가자. 사람이 가장 많이 모이는 주말에 거리공연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장 많다.

런던=글·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ssoochoi@naver.com



[접수중] 2015 한경 '중국주식 투자전략 대강연회' (여의도_3.5)
低신용자, 상반기부터 신용융자를 통한 주식투자 어려워진다
[알림] 슈퍼개미 가입하고 스타워즈 왕중왕전 함께하기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