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오릭스PE 올해 국내 기관 자금 모집에 나선다

입력 2015-02-25 11:15
일본 본사 PI 투자서 첫 블라인드 펀드 조성
유니슨에 이어 일본계 사모펀드 시장서 '돌풍' 예고
갈 길 급한 토종 PEF '긴장'


이 기사는 02월17일(04:1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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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오릭스PE코리아가 올해 국내 블라인드형 사모펀드 시장에 뛰어든다. 2010년 한국에 법인을 설립한 이후 3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자, 충분히 ‘트렉 레코드’를 쌓았다는 판단에서다. 유니슨캐피탈에 이어 일본계의 ‘바람’이 거세게 불 전망이다.

◆일어선 오릭스
오릭스PE 관계자는 17일 “올해부터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펀드를 모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릭스는 그동안 STX 에너지, 현대증권, 현대로지스틱스 경영권과 미래에셋생명 지분 등을 인수했고, 현재 LG실트론 지분 49% 인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KT렌탈 인수전엔 한국타이어와 연합해 최종 후보 3곳 중 하나로 올라가 있다.

3조원에 달하는 거래를 하면서 오릭스PE는 자금 대부분을 일본 본사의 자기자본투자(PI)로 충당해왔다. 2011년 미래에셋생명 우선주 1584만주를 살 때에만 프로젝트형 사모펀드를 조성해 국민연금을 출자자로 끌어들였다. 이 거래는 작년 말 하나대투 컨소시엄에 3560억원에 매각, 760억원 의 수익을 올렸다. 사모펀드 업계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는 얘기다.

오릭스가 국내 시장에 서 여러 건의 거래를 통해 뚜렷한 실적을 만들어 가고 있어 국내 기관들의 관심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국민연금만해도 작년에 출자를 거른 만큼 올해 약 9000억원 가량을 국내 사모펀드에 출자할 예정이다. ‘메이저’와 ‘마이너’ 등 리그제로 나눠 뽑을 것으 로 알려져 있다. 이럴 경우 오릭스는 대형 바이아웃(buy-out) 중심으로 실적을 쌓아온 만큼 메이저 리그에 응모할 가능성이 높 다.

일본계의 돌풍은 이미 유니슨캐피탈이 한 차례 일으킨 바 있다. 2013년 국민연금이 바이아웃형 사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때 유니슨이 1위로 뽑혔다. 작년 하반기 수출입은행이 중국 투자에 특화된 사모펀드 운용사를 선정할 때도 유니슨은 스틱인베스트먼트, KTB PE와 함께 선정돼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긴장하는 '토종' PEF
오릭스의 등장으로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국민연금이 올해 실시할 위탁 운용사 선정 ‘콘테스트’만해도 대형사는 2곳 정도만 뽑을 예정이다. 가장 열의를 갖고 뛰어들 곳은 IMM프라이빗에쿼티다. 지난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받은 3000억원을 기반으로 국민연금 3000억원을 보태 약 1조원 규모의 3호 訃躍?만든다는 게 송인준 IMM PE 대표의 복안이다.

MBK파트너스는 이미 작년 하반기에 3호 펀드 조성을 마무리한 터라 수수료도 열악한 국민연금 콘테스트에 뛰어들 지는 의문이지만 명실공히 국내 1위(펀드 결성액 기준) 운용사라는 무게는 여전하다. 스틱인베스트먼트, EQ파트너스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두 곳은 바이아웃형 사모펀드에 응모했다가 낙방한 경험을 갖고 있어 절치부심하고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아부다비투자청(ADIA) 등 국부펀드와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 총 21개의 LP를 끌어들여 지난해 4억4400만달러 규모의 역외펀드를 만드는 등 지난 한 해에만 1조원 가량의 신규 펀드를 결성했다. 국민연금으로부터 바이아웃 전문 사모펀드라는 인정만 받는 것으로 올해 펀드 결성의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의 셈법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릭스가 등장하는 것이니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오릭스가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GP 선호 경향과 맞물려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학연금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이 조성한 블라인드펀드의 수익률이 5%를 밑도는 경우가 허다하고, 아직 퇴로를 찾지 못한 펀드도 수두룩하다”며 “수익률을 우선시해야 하는 연기금 입장에선 역량이 입증된 해외 운용사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토종’ 사모펀드 운용사들에 기회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본계를 비롯해 외국계 운용사들은 오랜 업력에다 본사 지원을 받은 터라 ‘맨땅’에서 시작한 국내 운용사들이 경쟁하기엔 버겁다는 것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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