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공급과잉 새 돌파구
이지택시는 기사평가 기능
리모택시선 안심귀가 서비스
지자체서도 직접 택시 앱 제작
고양e택시 콜비없이 이용가능
[ 임근호 기자 ]
스마트폰과 택시가 만났다. 우버와는 다르다. 우버는 일반 사람들이 자신의 차로 택시 영업을 할 수 있게 하지만, 최근 나오는 택시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들은 택시 업계와 정식으로 제휴해 택시 기사들에게 손님을 연결해준다. 택시 업계가 우버와는 달리 이런 서비스를 적극 받아들이는 이유다.
이지택시와 리모택시, 코코택시 등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반기 중에는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와 SK플래닛의 T맵택시도 나올 예정이다. 이용자는 편리하게 택시를 호출해 타고 갈 수 있고, 택시 기사들은 빈 택시로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돼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 하지만 택시 앱 운영업체들은 치열한 경쟁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기사 평가·안심 귀가 기능
다음카카오는 지난해 12월 서울시택시운송조합, 한국스마트카드와 제휴를 맺었다. 올 1월엔 기사용 앱을 내놓고 택시 기사들로부터 등록을 받고 있다. 誰?콜택시 서비스나 다른 택시 호출 앱에 가입했어도 카카오택시 기사로 등록할 수 있게 문을 열어 놓았다. 정주환 다음카카오 태스크포스(TF)장은 “카카오택시는 기존 택시산업 관계자들에게 수익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자신의 자동차로 택시처럼 손님을 태울 수 있는 우버엑스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2012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지택시는 서울 경기 인천 광주 여수 등에서 1만7000여명의 택시 기사를 모았다. 앱을 내려받은 사람도 9000만명을 넘어섰다. 카카오택시나 이지택시가 기존 콜택시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하지만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고, 승객이 기사를 평가할 수 있어 불친절한 택시를 가려낼 수 있는 것이 차별점이다. 서울 이천 천안 전주 여수 부산에서 운영 중인 리모택시는 안심 귀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승객이 택시의 이동 경로를 실시간으로 부모나 친구에게 알려줄 수 있는 기능이다.
지자체도 택시 앱 출시
택시 앱이 기사들 사이에서 자연스레 퍼지고 있는 이유는 택시산업의 침체 때문이다. 수도권 택시는 12만3000여대로 공급 과잉을 겪고 있다. 송제룡 경기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도 기준으로 택시 한 대당 하루 이용객은 2007년 70명에서 2012년 55명으로 22% 감소했다”며 “반면 경기도 택시 수는 2000년 이후 연평균 2.8%씩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같은 연료비는 택시 운송 원가의 20~30%를 차지한다. 약 40%인 인건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이다. 손님을 찾아 빈 택시로 운행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택시 기사들에게는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직접 택시 앱을 서비스하는 경우도 있다. 경기 고양시가 지난달 19일 내놓은 고양e택시가 그런 사례다. 앱에는 반경 1㎞ 안에 있는 택시들이 지도에 뜨고, 차량을 클릭하면 택시 기사와 차량 정보가 상세히 뜬다. 고양시가 지원하기 때문에 이용자는 보통 1000원인 콜비 없이 택시를 부를 수 있다. 현재 고양시 택시 2800여대 중 1500여대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전 세계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고 있는 우버도 지난 1월 인천시의 세븐콜택시와 제휴를 맺고 우버택시를 새로 내놓았다. 다른 택시 앱처럼 콜 택시 기사와 승객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다만 우버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으로 서울시와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버엑스와 우버리무진은 그대로 서비스하고 있어 논란의 불씨를 남겨놓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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