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폭 넓은 회사업무가 사내변호사 최대 장점"

입력 2015-02-24 21:56
수정 2015-02-25 14:54
변호사 2만명 시대 준비 안된 한국 (4) 사내변호사로 활로 개척

대기업·금융권서 채용 확대
M&A 등 핵심업무 처리 땐
고위 임원으로 승진하기도


[ 정소람 기자 ] 모 방송국의 4년차 변호사인 허중혁 변호사(변호사시험 1회)는 각종 계약서 검토와 저작권 관련 업무, 언론 관련 송무 등의 일로 하루하루 바쁘게 보낸다. 로펌 등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수도 있었지만 2011년 이곳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것을 계기로 사내변호사에 매력을 느끼고 진로를 택했다. 허 변호사는 “주니어 변호사지만 저작권단체 또는 노조와의 협상이나 합의에서 주체적인 역할을 했다”며 “법조계 외 다양한 분야 사람들을 만나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로스쿨 도입 이후 변호사 2만명 시대를 맞아 일자리 수급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한국 법조계에 사내변호사 확충은 한 가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법률전문가들이 법원 검찰이나 로펌을 벗어나 적성에 맞는 업계에 진출해 역량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에도 장기적 안목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등 ‘예방의학 식’ 경영이 가능해져 도움이 될 수 있다.

일부 대기업과 금융권을 중심으로 사내변호사 채용이 점차 늘고 있다. 삼성과 대한항공 등은 법무팀뿐 아니라 비법무 실무 분야에 변;潁?배치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로스쿨 출신을 다수 뽑아 사내변호사만 1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기업 비법무 부서에 소속된 사내변호사들이 법무팀-비법무팀 간 가교 역할을 하면서 소통 측면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변호사 개인으로서도 사내변호사 경험이 득이 된다고 보는 시각이 많아졌다. 한 대기업에 근무 중인 변호사는 “경쟁 기업과 법적 갈등이 있을 때 로펌 변호사들과 소통하며 주도적으로 분쟁 해결을 이끌 수 있었다”며 “회사 업무 특성상 공정거래 특허 상법 등 여러 분야에서 전문 지식을 쌓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사내변호사는 “기업 분쟁이 발생할 경우 로펌 변호사가 아는 내용이 50이라면 사내변호사는 100을 알 정도로 실체적 진실에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며 “업무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관여하기 때문에 기업 경영을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생기고 임원으로 승진할 기회도 늘어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사내변호사가 기업 내 핵심 요직까지 올라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김상균 삼성전자 사장(사법연수원 13기), 김준호 SK하이닉스 경영지원부문장(사장·14기) 임병용 GS건설 사장(19기), 하용득 GS건설 부사장(18기), 윤진원 SK 부사장(18기), 김상헌 NHN 대표(19기) 등이 대표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회사 위기나 인수합병(M&A) 등 주요 이슈에서 결정적 역할을 해 높은 위치까지 오른 경우가 많다”며 “로펌 입장에서도 일감을 따오기 위해 사내변호사들을 상대로 홍보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사내변호사 채용이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정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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