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비용으로 인정
법인세 줄일 수 있어
[ 김유미 기자 ]
연봉 5억원 이상을 받는 상장사 임원 공개제가 도입된 이후 전문 경영인인데도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이 받는 수십억원대 연봉 수준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아무리 성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기업들이 이렇게까지 고액 연봉을 책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박사과정)의 최유진 씨와 김은혜 인덕대 교수가 24일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기업은 왜 임원에게 고액 보수를 지급하는가’에선 그 이유를 세금에서 찾았다. 고액 연봉을 줄수록 법인세를 적게 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결론이다.
먼저 세금 구조를 봐야 한다. 법인세는 기업의 수익에서 ‘비용’을 뺀 이익에 대해 부과된다. 이 비용으로 인정받는 것 중 하나가 급여다. 즉 기업이 임원에게 고액 보수를 준다고 해도 그만큼이 비용으로 처리되면 절세 효과가 생긴다.
이 논문의 가설이 맞다면 기업에 부과되는 세율(한계세율)이 높을수록 그 절세 대상인 연봉을 높일 유인도 커진다. 예를 들어 5억원의 임원 보수를 지급하는 기업의 세율이 20%라고 하자. 이 기업은 1억원(5억원×20%)의 절세 효과를 거두게 된다. 기업이 실제 부담하는 금액은 5억원이 아니라 4억원이다. 실제로 5억원 이상 임원 보수를 주는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한계세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상대적으로 고액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을 소유한 경영자의 ‘저울질’도 고액 연봉에 기운다. 이익 배분의 방법 가운데엔 배당과 급여가 있다. 배당의 경우 다른 주주에게도 똑같은 배당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부담이 커진다.
하지만 임원 보수의 경우 이사회만 장악하면 10억원의 보수를 본인에게 지급하고 다른 임원에겐 그보다 적게 지급해도 문제가 없다. 물론 다수의 임원에게 고액 연봉을 줘도 된다. 이러면 특정인에 대한 세무조사 위험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사 등기임원 중 연봉 5억원 이상 수령자는 2013년 기준 700여명이다. 기업공시 서식을 위반한 상장사는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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