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여는 창조 아이콘 스포츠산업
아미노산 보충제 등 운동보조식품
국내시장 1000억대로 성장
해외 직구도 대폭 늘어
[ 유정우 기자 ]
직장인 장석진 씨(37)는 2년 전부터 회사 인근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를 시작했다. 1주일에 3일씩 꾸준히 나간 덕에 거울을 보면 뿌듯한 생각까지 든다. 장씨는 지난해부터 해외 ‘직구’(직접구매) 사이트를 통해 운동 보충제를 사서 먹고 있다. 근육량이 늘어나고 운동 후 피로 해소에도 좋다는 동호회원의 귀띔에 고가의 국내 유통 제품과 비슷한 성분의 제품을 인터넷에서 직접 구매하고 있다.
최근 장씨와 같이 건강 관리를 위해 시작한 운동이 동호회 활동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른바 ‘반(半) 선수’라 불리는 스포츠 마니아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이들의 특징은 좋아하는 스포츠 활동을 위해 선수 못지않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 의류와 장비 등을 넘어 최근에는 ‘스포츠 뉴트리션(Sports Nutrition)’이라는 운동보조식품에 이르기까지 투자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스포츠뉴트리션은 단백질·아미노산 보충제나 회복·에너지 제품처럼 운동시 신체에 요구되는 영양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필수 영양성분을 식품 형태로 만든 것. 해외에서는 운동선수나 주 3일 이상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즐기는 마니아급 생활스포츠 참여자들 사이에서 스포츠분야 전문 식품군으로 자리잡았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글로벌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Global Industry Analysts)는 최근 세계 스포츠뉴트리션 시장이 2018년까지 약 60억달러(약 66조원)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보고서를 내놨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 생활스포츠 강세 지역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건강과 피트니스 관련 산업이 불황을 모르고 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제약 업계도 스포츠뉴트리션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마니아형 스포츠 참여가 크게 늘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가 추산하는 현재 국내 시장 규모는 약 800억~1000억원 수준. 코오롱제약과 한화제약, 상아제약 등이 생산과 유통 등 전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 직구가 늘고 있다는 것. 제품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수집할 창구가 없는 데다 믿을 만한 성분 분석 자료도 없이 단지 싸다는 이유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직구사이트’를 집중 점검한 결과 금지 성분이 포함된 39개 스포츠뉴트리션 제품과 1만1113개 판매 사이트를 차단했다. 더 큰 문제는 전문 엘리트 선수들조차 전문가의 조언 없이 비슷한 성분이 표시된 해외 직구 제품을 직접 구매해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 甄?
스포츠뉴트리션 시장은 스포츠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마니아는 물론 선수들조차 스포츠뉴트리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동호인과 전문 선수들이 입소문을 통해 음성적으로 해외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불법 성분이 포함된 스포츠뉴트리션 제품을 찾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경우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에서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 개발 외에도 영양과 스포츠뉴트리션, 심리 분야에 이르기까지 세심한 관리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일본의 스포츠뉴트리션 산업은 내수와 수출 등 4조1000억원대로 성장, 아시아 선두로 자리잡았다.
스포츠뉴트리션이 국내 시장에서 스포츠 전문식품 분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스포츠 참여자와 선수, 지도자, 팀 관계자 등의 올바른 인식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성천 코오롱제약 스포츠뉴트리션사업팀장은 “한국은 이미 스포츠 강국이므로 내수시장이 활성화된다면 스포츠뉴트리션 분야의 히든챔피언 기업도 나올 수 있을 만큼 산업적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안심하고 먹어도 되는 인증제 도입과 원활한 유통망, 해외 수출 지원 체계 등 정책적 관심과 제도적 배려가 뒷받침되면 스포츠산업의 ‘효자 종목’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유정우 문화레저파트장 seeyo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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