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부 3년차 '정책 드라이브'
올 국정과제 24개로 압축
중복사업은 통폐합…장관 업무평가에 반영
[ 정종태 기자 ]
23일 열린 박근혜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대수비) 주제는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선정’이었다. 박 대통령이 회의에 앞서 던진 화두는 ‘선택과 집중’. 한 참모는 “여러 가지 과제를 나열하기보다는 올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개혁 과제를 뽑아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전 10시에 시작된 회의는 점심시간 무렵 끝났다. 대수비가 2시간 가까이 진행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청와대는 이날 토론을 거쳐 선정된 올해 핵심국정과제 24개를 공개했다.
○노동·공공개혁이 최우선 순위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 제시한 국정과제는 모두 140개였다. 지난해에 38개로 줄었고, 집권 3년차인 올해는 다시 24개로 압축됐다. 이 가운데 14개는 올해 새로 추진하는 신규과제이며 나머지 10개는 정부 출범 초기부터 진행해온 계속과제다.
청와대 관계자는 “올해 국정운영의 중심을 경제회복 기조를 뒷받침하기 위한 4대 부문(노동 공공 금융 교육) 구조개혁에 두기로 한 만큼 이 분야 과제들이 신규과제로 대거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게 △공무원 연금 개혁 △공공기관 기능 조정 △노동시장 이중구조(정규직과 비정규직) 개선 △지방교육재정 개혁 △기술금융 육성 등이다.
정책조정수석실 관계자는 “24개로 압축했지만 모든 과제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24개 가운데서도 시기별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우선순위를 꼽으라면 3월 말까지 노사 합의안을 도출해야 하는 노동시장 개혁이 1순위이며, 5월까지 개혁안을 마련해야 하는 공무원 연금 개혁이 2순위”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직접 선정
24개 핵심과제 선정 방식도 지난해와 달랐다. 작년에는 각 부처가 제시한 과제를 취합해 정하는 ‘보텀업’ 방식이었다면 올해는 박 대통령이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한 과제 중심으로 정하는 ‘톱다운’ 방식이었다. 한 참모는 “대부분 핵심 과제에 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고 보면 된다”며 “집권 3년차에는 아젠다로 제시한 4대 부문 구조개혁에서 성과를 내는 게 급선무이며 그러기엔 시간이 넉넉지 않다는 게 박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핵심과제 중에는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해 중요하지만 그동안 다양한 갈등 요인으로 지연됐던 과제도 여럿 포함됐다. 공공 부문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이나 국고보조금 개혁, 지방교부세 제도 개선, 국가 연구개발 효율화 등이 대표적이다.
○부처별 기여도 평가
청와대는 올해 말 각 부처와 장관 업무평가에 24개 국정과제의 수행 여부를 중점적으로 반영할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핵심과제는 대부분 부처 간 협업이 이뤄져야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연말께 과제별로 부처별 기여도를 평가할 예정”이라며 “그 결과가 자연스레 각 부처와 장관의 평가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