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거래가 급감하며 가격이 반값 아래로 떨어졌던 서울 강남·서초·송파·양천·경기 분당·평촌·용인 등 이른바 ‘버블세븐’이 명예를 회복하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와 거래 증가로 가격이 6년만에 160% 뛰었기 때문이다.
부동산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는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 시가총액을 조사한 결과,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시가총액은 135조713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3일 발표했다. 2008년(73조7582억원)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비해 84% 증가한 수준이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시가총액은 2008년 48조9829억원에서 지난해 82조2513억원으로 68% 늘어났다. 이 중 경기도는 같은 기간 동안 21조9442억원에서 40조2823억원으로 84%,서울은 21조2986억원에서 34조2083억원으로 61% 각각 증가했다.
지난해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실거래가 시가총액은 20조5210억원으로 2008년(7조8906억원)보다 160% 뛰었다. 서울과 경기도 전체 시가총액(74조4907억원)의 25%에 달하는 수준이다.
버블세븐 지역에서도 용인의 회복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용인시의 시가총액은 5조1042억원으로 2008년(1조5401억원)보다 231% 급증했다. 용인~서울고속도로와 용인경전철 개통에 이어 신분당선 연장선 개통 예정 등 잇단 교통 인프라 확충으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어 가격도 뛴 것으로 분석된다.
서초구가 1조1724억원에서 3조4023억원으로 190% 올랐다. 서초구는 다른 강남권에 비해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빠른 데다 반포래미안퍼스티지, 반포리체 등의 고급 아파트들이 잇따라 입주하면서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초구 다음으로 분당(3조922억원·상승률 172%),강남(4조6861억원·164%),양천구(7315억원·96%),송파구(3조630억원·84%) 순이었다. 다만 송파구는 버블세븐 지역 중 2008년 대비 시가총액 증가률이 가장 낮았지만 올해 위례신도시 입주가 본격화되고 연말께 KTX수서역이 개통되면 시가총액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버블세븐 지역의 아파트 시가총액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집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 데다 지난해 잇단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대책에 힘입어 매매 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실장은 “지칠 줄 모르는 전셋값 상승에 대한 부담감으로 매매로 전환하는 수요가 버블세븐 지역 중심으로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강남구 등 버블세븐 지역은 교육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을 뿐만 아니라 개발호재도 집중돼 투자가치가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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