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자금지원 연장 제안을 놓고 관련국 간 막판 줄다리기가 계속 되고 있다. 연장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유로그룹(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재무장관 협의체) 긴급회의를 하루 앞두고도 그리스와 독일 등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AFP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제안한 자금지원 6개월 연장안에 독일이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그리스 정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그리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내일 유로그룹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단 두 가지의 선택지만 갖게 된다"며 "우리는 이제 누가 해결책을 원하고 누가 원하지 않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앞서 그리스 정부가 유로그룹에 '유럽 재정 안정 기구의 대출 계약'이라는 문서를 통해 자금지원 6개월 연장을 제안한 데 대해 독일이 반대 입장을 밝힌 뒤 나온 것이다.
그리스 정부는 이 문서에서 유로그룹이 요구하는 '현행 구제금융의 연장'이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으나 이 계약에 따른 자금 지원이 구제금융 지원조건으로 도입한 개혁 정책과 연계한다고 규정해 유로그룹이 받아들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마르틴 예거 독일 재무부 대변인은 "실질적인 해법이 될 수 없는 제안"이라며 "구제금융 프로그램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충족하지 않은 채 가교 성격의 자금 제공을 바라는 방향"이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독일 측은 이날 오전에 열린 유로그룹 실무단 회의에서도 그리스의 제안을 "가교 성격의 자금 제공을 얻어내고 현재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을 끝내려는 '트로이 목마'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고 다른 그리스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그리스와 독일 사이 신경전이 이어지는 가운데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잇따라 전화통화를 하고 접점을 모색했다.
특히 유로그룹의 실권을 쥔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의 전화통화는 한 시간 가까이나 이어졌으며 통화 내용의 분위기도 '긍정적'이었다고 독일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유럽연합도 그리스 정부의 자금지원 연장 제안에 대해 대체로 긍적적인 반응을 보여 막판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그리스의 제의는 유로존의 금융 안정을 도모할 수 있는 합리적 해결을 위한 길을 연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유로그룹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의 제안에 대한 수용 여부를 결정한 긴급회의를 개최한다.
그리스는 지난 16일 회의에서 합의에 실패한 이후부터 채권단과 계속 협상을 벌여왔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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