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컨 든 아내·눈치보는 남편'…명절 직후 홈쇼핑에 명품백 등장한 이유

입력 2015-02-20 09:11
직장인 유인영 씨(가명·37)는 명절 보름 전부터 두통에 시달린다. 회사 업무를 마무리 짓고 시댁에 가는 당일에는 두통이 심해진다. 경북 대구에 있는 시댁에 내려가 하루 종일 전을 부치고, 대식구의 식사를 준비해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이다.

그는 "미혼일 때에는 명절이 휴일과 같은 개념이었지만 결혼한 후부터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됐다"며 "일부 여자 동료들은 시댁에 내려가는 것보다 회사에서 야근을 하는 게 더 낫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TV홈쇼핑 업계가 유씨와 같이 '명절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주부 잡기에 나섰다. 명절에 집안일을 마치고 온 주부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이때 평소 구입하기 어려웠던 명품 백, 주얼리 제품 등을 사는 주부들이 늘어나면서 명절 직후는 홈쇼핑 업계의 또 다른 대목으로 부상했다.

실제 지난 해 설 연휴기간 GS홈쇼핑에서 판매한 순금 골드바, 순금 주얼리 등은 117만~369만원의 고가였지만 방송 1시간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128만원짜리 '로보 무스탕 코트'는 15분 만에 1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연휴 직후 편성한 '미서부, 캐나다 일주' 여행상품은 179만編壙?시작하는 높은 가격대에도 목표치 대비 30%를 넘는 주문전화가 오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에선 명절 직후 매출이 이전 대비 35% 정도 증가하는 추세다.

윤정민 현대홈쇼핑 마케팅팀 편성책임은 "명절 이후에는 주부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상품들의 인기가 높다"며 "이로 인해 명절 후에는 화장품, 이미용기기, 의류, 잡화, 안마의자 등 힐링 상품 편성을 일시적으로 늘린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부 수요를 잡기 위해 홈쇼핑 업체들은 이번 설 명절 직후 명품 백, 주얼리, 이미용 상품 등의 편성을 확대했다.

현대홈쇼핑은 주부들을 위한 '힐링타임 기획전'을 통해 피부관리기 '리파캐럿'과 다이어트 제품 '세노비스 팬번앤블락 다이어트'를 선보인다. 리파캐럿은 오는 22일 오전 9시 55분과 밤 10시 35분 2회 방송되며, 가격은 29만8000원이다.

GS홈쇼핑은 '스타스톤 반지'와 '코치 가방'을 방송키로 했다. 설 다음날인 20일 오전에는 스타스톤으로 제작한 18K 다이안 2캐럿 반지와 목걸이 및 귀걸이 세트를 39만9000원에 판다. 이와 함께 '코치 켈시 레더 사첼백(39만원)'과 '모노더마 비타민 앰플(8만9000원)', '원더브라 풀커버리지 패키지(16만9000원)' 등의 패션·이미용 상품을 대거 편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명절 연휴는 이동인구가 늘어나 TV 시청 시간이 줄어든다"며 "이로 인해 홈쇼핑의 대표적 비수기에 속하지만 올해도 명절 직후 고생한 주부들을 위해 편성한 상품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절 직후 스트레스를 받은 아내는 TV리모컨을 들고, 눈치를 보는 남편은 홈쇼핑에서 아내가 고른 상품을 결제해주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도 이러한 명절 신(新)풍속도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쇼핑 업체뿐 아니라 백화점, 호텔 등도 주부 고객 잡기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은 오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명절 후 주부 고객 케어 서비스'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내에 구매 금액에 상관 없이 영수증을 지참한 고객 대상으로 손마사지, 아로마 테라피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신라호텔의 비지니스호텔 신라스테이는 설 연휴 동안 수고한 아내를 위한 '아내사랑' 패키지를 16일부터 22일까지 선보인다. 패키지는 △스탠다드 객실 1박 △뷔페 레스토랑 카페(Cafe) 조식 2인 △영화 티켓 2매 △'아베다(AVEDA) 기프트 세트'로 구성돼 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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