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맞은 베이징, 폭죽놀이 여파로 스모그 급증

입력 2015-02-19 12:44
중국의 수도 베이징시가 춘제(春節·음력설) 연휴를 맞아 대규모 폭죽놀이로 심각한 스모그에 휩싸였다.

19일 신경보(新京報)와 경화시보(京華時報)에 따르면 베이징의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 수치는 전날 낮시간 때까지도 30㎍/㎥ 초반 대를 유지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PM 2.5 기준치는 25㎍/㎥다. 그러나 춘제 연휴 폭죽놀이가 시작된 오후 7시를 전후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했다. 오후 8시에는 100㎍/㎥을 넘었고 오후 9시에는 200㎍/㎥을 돌파했다.

베이징시 당국은 대량의 폭죽으로 대기질이 급격히 떨어지자 시민들에게 폭죽놀이를 자제하거나 폭죽 사용량을 줄이라고 요청했지만, 폭죽놀이는 자정을 넘겨 18일 오전 2∼3시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날 오전 9시 현재 베이징의 PM2.5 농도는 WHO 기준치의 12배에 해당하는 301㎍/㎥으로 ‘외출금지 권고’ 수준이다.

베이징시 당국은 그러나 춘제 연휴 첫날 판매된 폭죽량이 8만 3000 상자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34% 줄었다고 밝혔다. 또 전날 폭죽놀이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사고는 25건, 부상자는 22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14%, 22% 줄었다고 집계했다.

한편 인민일보는 올해 춘제 연휴 기간동안에 과거와 비교하면 폭죽놀이가 점차 퇴조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인민일보는 중국 국가안전감독관리총국이 전국 31개 성·자치구·직努?가운데 현재까지 베이징, 톈진, 상하이, 랴오닝, 장쑤 등 16개 지역에서 폭죽 생산기업을 퇴출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세계 폭죽 생산의 90%, 소비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전 국민이 폭죽놀이를 즐기는 국가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살인적인 스모그로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을 겪는 지역이 늘어나자 대기오염을 가중시키는 폭죽놀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졌고 춘제의 상징인 폭죽놀이를 자제하자는 의견이 확산했다. 여기에 중국 지도부가 반부패 활동과 예산 지출 감독을 강화하자 그동안 폭죽 시장의 ‘큰 손’이었던 공공기관과 국유기업도 폭죽 구매를 대폭 줄였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폭죽 시장은 대형 국유기업과 공공기관이 전체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했는데 이들이 예산을 마음대로 쓰지 못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폭죽놀이도 눈에 띄게 줄었다”고 말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