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영보다 드라이버샷 짧게 치고도 PGA 페블비치 우승…스네데커, 장타자 콧대 꺾은 '233m의 반란'

입력 2015-02-16 21:11
수정 2015-02-17 06:24
어릴적 엉덩이 다쳐 '짤순이'
정교한 쇼트게임으로 승부

72홀 버디 23개·보기 단 1개


[ 최만수 기자 ]
‘단타자’ 브랜트 스네데커(35·미국)가 장타자들이 득세하고 있는 올해 세계 남자 프로골프에 반란을 일으켰다. 미국 PGA투어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총상금 680만달러)에서 2년 만에 정상을 되찾은 스네데커는 눈부신 쇼트게임 능력을 바탕으로 여전히 정교한 골프가 통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세영보다 짧은 드라이버샷

스네데커는 16일(한국시간) 페블비치 골프링크스코스(파72·6816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잡는 깔끔한 플레이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22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스네데커는 2위 닉 와트니(미국·최종합계 19언더파 268타)를 3타 차로 가볍게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

스네데커는 PGA투어의 대표적인 ‘짤순이’다. 그는 지난해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85.6야드로 평균 이하인 121위에 머물렀다. 이달 초 피닉스오픈에서 버바 왓슨과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가 31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 低?펼친 것을 생각하면 그의 드라이버샷은 초라해 보일 정도다.

하지만 스네데커는 이날 짧은 드라이버샷으로도 장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마지막 라운드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255야드(233m)에 불과했다. 미국 LPGA투어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세영(미래에셋), 장하나(비씨카드)보다도 짧다. 크게 앞선 상황에서 방어적인 경기를 펼친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공격적인 샷으로 경쟁자들을 뿌리치고 3타 차 승리를 거뒀다.

스네데커는 정교한 아이언샷과 퍼트로 승부를 걸었다. 이날 그린 적중률은 83.33%, 평균 퍼트 수는 1.667개였다. 5번홀(파3)에선 5m 떨어진 곳에 공을 떨궜지만 1퍼트로 끝내는 집중력을 보였다. 스네데커는 72홀을 도는 동안 버디 23개를 잡고 보기는 단 1개에 그쳤다.

스네데커는 우승 후 “모든 것을 쇼트게임과 퍼팅 위주로 생각했다”며 “작년 말 퍼팅이 제대로 안 돼 집중적으로 연습한 것이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건네받았다.

스네데커는 어린 시절 양쪽 엉덩이 위쪽 근육이 파열됐다. 임팩트 구간에서 엉덩이로 힘을 줄 수 없었던 그는 스윙 스피드가 느려 거리를 내지 못했지만 이를 극복하고 PGA 통산 일곱 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특히 갈비뼈 부상에서 벗어나 2013년 7월 RBC캐나다오픈 이후 오랜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짐 퓨릭 ‘절벽샷’ 투혼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베테랑’ 짐 퓨릭은 또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졌다. PGA통산 16승을 거둔 퓨릭은 17차례나 54홀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역전패했다. 퓨릭은 6번홀(파5)에서 절벽 중간에 떨어진 공을 살려내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2오버파를 친 퓨릭은 최종합계 16언더파로 7위에 그쳤다.

와트니는 찰리 벨잔(미국·최종합계 18언더파 269타)과 함께 공동 2위를 달리다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극적으로 버디를 잡으며 단독 2위로 올라섰다. 직전 대회인 파머스인슈어런스오픈에서 우승한 제이슨 데이(호주)와 팻 페레즈(미국)도 무서운 기세로 추격했지만 스네데커를 따라잡지 못하고 공동 4위에 그쳤다.

‘루키’ 김민휘(23)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적어내고 최종합계 13언더파 274타를 기록, 공동 21위에 올랐다. 2014~2015시즌 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최고 성적이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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