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컨소와 막판 경합
최근 1년 간 한국 투자 없어,1조원 '베팅'한 듯
SK는 '페이스 메이커'?
이 기사는 02월13일(04:17)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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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렌탈 인수전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어느 때보다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많았던 이번 거래의 최종 승자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한국타이어컨소시엄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네트웍스는 KT가 통신 장비 렌탈 사업부를 경쟁사에 주기 어렵다는 점 때문에 배제됐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투자 뜸했던 어피니티
어피니티는 본입찰에서 약 9500억원의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높은 가격이라는 게 인수전 참여 후보들의 공통된 추론이다. 하지만 매각 주관사인 CS가 가격 상향을 유도하고 있는 만큼 종료 벨이 울리고 나면 최종 낙찰 가격이 1조원을 넘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당초 6000억~7000억원 수준 에 매각될 것이란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금액이다. 이럴 경우 높은 가격을 써낼 수 있는 가능성은 한가지로 집약된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통해 숫자로 파악한 예상 인수가는 대부분 동일할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물건의 값이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절박하면 가격이 오르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어피니티는 이런 점에서 가격을 올려 쓸만한 유력 후보다. 지난해 초 칼라일과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여 ADT캡스를 놓친 이후 한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못 내고 있어서다. 호주 콴타스 항공의 마일리지 사업을 하는 회사에 투자한 것을 비롯해 해외에선 왕성하게 활동 중이긴 하지만 어피니티는 그간 한국 투자 비중을 50% 가량으로 유지해왔다.
일각에선 매각 주관사인 CS가 어피니티에 우호적이라는 ‘설(說)’도 나온다. 영국 홈플러스 매각이 개시되면 어피니티도 나설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CS가 어피니티측 인수 자문을 맡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어피니티가 KT렌탈 인수 후 자산에 매겨지는 간접취득세를 면제받는다는 것도 가격을 올려 쓰는 데 유리한 요소다. 약 400억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500억원에서 1조원으로 올려 ‘베팅’했을 가능성도 높다는 얘기다.
◆1조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 '부담'
한국타이어컨소시엄도 만만치는 않다. ‘형제 경영’으로 유명한 한국타이어는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타이어사업에 비해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이 주도하는 비타이어사업의 규모가 작아 양쪽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KT렌탈에 집중하고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가격을 높이 쓸 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오릭스PE라는 재무적 투자자(FI)와 협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오릭스는 당초 예비 입찰에선 자동차 리스 사업을 하는 일본 본사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본사 투자심의위원회에서 ‘불승인’으로 결론나자 오릭스PE코리아가 한국타이어와 손잡기로 했다. 전략적 투자자(SI)에서 FI로 변신한 셈이다.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던 SK네트웍스의 인수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전평이다. KT렌탈 사업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통신 장비 부문을 SK가 가져갈 경우 KT는 이를 되사와야 한다. 경쟁사가 KT 계열사의 통신 장비를 관리하는 상황만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가격만 약 1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되사오기 위한 협상을 추가로 해야 해 KT로선 SK에 매각할 이유가 그다지 없다.
SK역시 기존 자동차 렌탈 사업과 합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는 점에선 동의하지만 1조원에 달하는 돈을 KT의 손에 쥐어주기는 부담스러울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SK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페이스 메이커’로 활약했을 가능성이 높다. 싼값에 사면 좋겠지만 떨어지더라도 향후 경쟁자가 될 KT렌탈의 새 주인은 기업 가치를 올리기 위해 ‘출혈’을 감수해야 해 SK로선 나쁠 게 없을 거란 관측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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