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시장’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누적 관객 수가 1300만명을 넘어섰다. 1950년 6·25전쟁과 흥남 철수, 1960년대 서독 파견 광부와 간호사, 1970년대 베트남 파병, 그리고 1980년대 이산가족 상봉 등 격변의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특히 주인공 덕수의 아내가 월남에 가려는 남편을 말리며 왜 당신 인생은 생각하지 않느냐고 울분을 토하는 대목은 우리 아버지들의 삶을 대변해준다.
아마도 영화를 보면서 아버지의 고마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 자녀가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고마움에 보답하고자 뭔가 해드리고 싶은데, 무엇을 해드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이들도 많을 것 같다. 70대 부모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해드려야 가장 도움이 될까.
‘2014년 고령자 통계(통계청)’ 결과에 힌트가 숨어 있다. 통계에 따르면 70대가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이 건강 문제(66.9%)고, 다음이 경제적인 어려움(53.5%)이라고 한다. 보통 건강 문제와 경제적인 문제는 깊은 관련이 있다. 실제로 생활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노후 의료비는 은퇴 설계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항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면 2013년 65세 이상 고령자의 1인당 연 ?진료비는 322만원으로 건강보험 가입자 전체 평균의 3배에 달한다. 이렇게 노후 의료비 부담이 큰데도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한 부모님들은 그리 많지 않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60세 미만의 실손의료보험 가입률은 64.7%에 이르지만, 60세 이상은 17%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실손의료보험은 60세 혹은 65세까지만 가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년 8월,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갱신을 통해 100세까지 보장해주는 노후실손의료보험이 새롭게 출시됐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분이 60세가 넘으면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없다고 알고 있다. 이번 기회에 노후 의료비로 걱정하시는 부모님을 위해 노후실손보험을 가입해 드리는 것은 어떨까. 혹시라도 자식에게 큰 돈 쓰게 할까봐 본인 건강은 뒤로 감추시는 부모님께 좋은 선물이 될 것이다. 거기다 100세까지 보장해준다고 하니 의료비 걱정도 한시름 놓을 수 있다.
우리 자식 세대가 아닌 우리 세대가 힘든 세상의 풍파를 겪은 게 다행이라 되뇌었던 국제시장의 아버지 고백이 머릿속을 스친다.
류재광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수석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