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현동 기자 ] 국내 식품업계와 유통업계에선 오랫동안 소비자의 사랑을 받아 온 ‘일등 상품’이 많다. 앞선 품질과 혁신적인 마케팅이 이 같은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해온 것도 일등 상품을 만든 기업들의 특징이다. 일등 상품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판매가 늘며 든든한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곳도 속속 생기고 있다.
빙그레의 장수상품 요플레가 대표적이다. 1983년 탄생한 요플레는 지난해 1500억원어치, 총 3억3000만개가 판매됐다. 하루 평균 90만개가 팔린 것이다. 2012년 단행한 과감한 리뉴얼이 큰 역할을 했다. 과일 함유량을 높이고 업계 최초로 FFT(Fresh Fruit Taste)공법을 적용해 과일 맛을 진하게 하고 아삭한 느낌을 준 것. 이를 통해 요플레는 국내 떠먹는 요거트 시장 선두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CJ오쇼핑 자체 브랜드(PB) 화장품인 르페르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10월 출시 후 지금까지 누적 매출 120억원을 기록했고, 지금도 방송 때마다 시간당 3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캐비아라는 희귀한 원료를 쓴 데다 홈쇼핑 화장품으로는 이례적인 30만원 후반대 가격 막?고급 이미지를 구축했다. 르페르는 2013년 11월 터키 이스탄불과 앙카라에 있는 영국계 고급 백화점 ‘하비니콜스’에 입점했다. 또 미국 뉴욕 ‘타운하우스 스파’, 프랑스 ‘로열 스파’와 ‘몽주 프리스티지’ 약국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농심 백산수는 회사가 ‘제2의 신라면’으로 키우고 있는 생수 제품이다. “농심이 지난 50년 라면의 역사를 써 왔다면 앞으로는 ‘물의 신화’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박준 농심 사장이 밝혔을 정도다. 2012년 12월 출시 후 ‘백두산 청정 화산암반수’라는 점을 앞세우며 빠른 속도로 업계 2위로 올라섰다. 올해는 매출 500억원에 10%대 점유율을 이루겠다는 것이 농심의 목표다.
롯데제과의 소프트캔디 말랑카우도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다. 2013년 12월 출시 후 1년 만에 매출 250억원을 올렸다. 보통 캔디 시장에서는 한 제품이 연간 50억원의 매출만 올려도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 밀크맛 한 가지만 내놓았지만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딸기맛을 출시한 점, 책상 자동차 등에 놓고 다니며 쉽게 먹을 수 있도록 설계한 용기 제품을 출시한 것 등 지속적인 개선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남양유업 ‘프렌치카페 카페믹스 프리미엄’도 2013년 12월 출시된 이후 하루 평균 1억2000만원어치가 팔려나가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인의 유래물질인 첨가물 ‘인산염’을 넣지 않은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인은 과잉 섭취하면 칼슘 유실을 일으킬 수 있다. 남양유업은 인산염을 과일에서 뽑아낸 천연 식품원료로 대체하는 데 성공해 특허 출원했다. 2020년까지 국내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50%, 해외 수출 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명절을 맞이해 차별화된 선물세트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이탈리아 고급 식료품점 펙(PECK)과 손잡고 프리미엄 식품 선물세트 41종을 출시했다. 롯데백화점 식품 담당 바이어들은 미온적이었던 현지 담당자들을 6개월에 걸쳐 설득한 끝에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현대 화식한우’는 고급 한우 선물세트다. 화식한우란 일반 사료가 아닌 볏짚과 쌀겨 등을 끓여 만든 화식사료로 키운 소를 말한다. 일반 한우보다 필수지방산 함유량이 높고 고기 색깔이 짙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PB제품인 통큰 비타민·오메가3 등으로 구성한 선물세트를 처음 선보였다. 일반 브랜드 제품과 성분은 같지만 가격은 저렴해 설 연휴 큰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동 기자 gr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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