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 자전거 탄 이녹스, 어디까지 갈까

입력 2015-02-12 14:38
[ 정현영 기자 ]

세계 1위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유연성 절연기판 배선판) 제조업체인 이녹스가 '국내 3강' 자전거 제조사인 알톤스포츠를 인수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어모으고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사업 연계성이 크지 않아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외형성장 등 새로운 신(新)성장 동력 발굴이 필요한 시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며 "IT소재 사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사업구조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알톤스포츠 인수대금 508억…국내 2위 '글로벌 자전거' 제조사

주식시장에서 반응도 긍정적이다. 알톤스포츠는 12일 오후 2시29분 현재 전날보다 14.78% 뛰어올라 상한가(가격제한폭)를 기록중이다. 이녹스는 장중 한때 6% 이상 뛰어오르는 등 강보합세다.

이녹스는 전날 장마감 이후 공시를 통해 알톤스포츠의 지분 41%와 경영권을 508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알톤스포츠는 국내 2위 자전거 생산업체다. 2014년 매출액은 683억원, 영업이익은 92억원. 영업이익률은 13.4%에 이른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대비 큰 폭으로 뛰어오른 수준으로, 카본 제품의 비중이 높팁嗤庸?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톤스포츠는 2011년 8월 기업인수목적회사 신영스팩을 통해 코스닥시장에 입성, 같은 해 12월말 코렉스자전거를 소규모 흡수합병했다. 이로써 삼천리자전거, 참좋은레져, 알톤스포츠, 코렉스자전거 등 4강 구조였던 자전거시장은 3강 구조로 재편됐다.

연결대상 종속회사로는 중국 내 알톤자전거(ALTON TIANJIN BICYCLE)와 국내 전기자전거 제조기업인 (주)이알프스 등 두 곳이다. 2014년 3분기말 기준 자산 규모는 825억원이고, 보유 현금은 240억원으로 나타났다.

김운호 아이엠투자증권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는 "이 회사의 부채는 단기차입금 139억원인데 기타 이자지급성 부채규모가 크지 않아서 순현금 수준의 재무 상태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다.

인수 가격은 508억2500만원이고, 인수 단가는 주당 1만700원이다. 지분인수는 현금결제이고, 다음달 26일에 모든 인수 잔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 이녹스 "사업구조 리스크 줄인다"…전문가 "소재 개발로 시너지 효과 기대돼"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이녹스의 자산총액은 1905억원, 자기자본금은 1377억원이다. 부채비율은 42%에 불과하다.

이녹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에 대해 "자전거 사업은 국민소득 증가, 여가생활 활성화 등에 힘입어 관련 인프라가 증대되고 있다"면서 "전기자전거 등 첨단화가 진행, 기술집약형 산업으로 진화하는 점을 주목했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인수는 기업의 성장과 함께 사업의 영속성과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보기술(IT) 소재 사업에 편중된 현 사업구조에 대한 잠재적 리스크를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녹스의 경우 이미 기존 사업 분야에선 충분한 수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그간 안정적인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나선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해외 진출을 위한 네트워크 구축에 대한 필요성도 높았을 것이라는 게 김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그는 "이녹스가 알톤스포츠에게 보다 효율적인 경영관리로 이익 개선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엔 소재 개발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탄탄한 반도체 부문 + 제품 다각화 진행…2015년 실적 긍정적

이녹스의 지난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 소폭 줄어든 340억원, 영업이익은 13% 감소한 48억원(영업이익률14.2%)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기대치)를 약간 밑도는 수준인데 스마트폰 제품군에서 고객사의 단가인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영업이익률은 15.4%로 여전히 탄탄한 수치다.

박기흥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녹스의 반도체 소재 사업부는 견조한 실적 성장을 시현 중"이라며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DAF(Die Attach Film) 부문에서 고객사내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고, 경쟁사 대비 가격경쟁력이 동등한 수준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2015년에는 고마진 반도체 소재 부문 매출액이 전년 대비 44% 늘어나면서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을 보여줄 것이란 전망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분기부터 공급이 시작된 아몰레드(AMOLED)용 봉지재 출하가 올해 본격화되면서 제품 다각화가 이뤄지는 동시에 오는 2분기부터 '2Layer FCCL' 제품도 본격 양산돼 기존 스마트폰쪽 제품 성장률 둔화에 따른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전사 매출액은 전년보다 24% 성장한 1791억원, 영업이익은 36% 증가한 280억원으로 전망됐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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