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망과 투자전략] 美수출 부진해도 소비 '탄탄'…견조한 성장 지속…적극적 투자자라면 펀드·직접투자 노려볼만

입력 2015-02-11 07:00
수정 2015-02-11 09:39
달러 강세기조 올해도 지속
단기적으로는 진정 가능성
美기업들 실적도 꾸준히 성장


세계 경제의 신년 화두는 ‘성장’으로 귀결된다. 성장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최근 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킨 근원적인 문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3.8%에서 3.5%로 낮추면서 저유가와 미국 경기 호황만으로 세계 경제가 성장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장의 힘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교역량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일정하게 증가하던 물동량이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서 생산된 공산품이 선진국에서 소비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무엇보다 수요 부족과 제조업 리쇼어링(본국 회귀)으로 교역량 감소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업실적에 대한 전망치도 낮아지며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성장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율 기준 5%를 기록할 정도로 놀라웠다. 하지만 4분기에는 2.6%로,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했다. 성장률 하락의 원인은 정부지출 및 수출 감소에 있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더딘 가운데 해외 수요 부진으로 순수출은 마이너스 9.3%를 기록했다. 여기?작년 7월 이후 지속돼 온 달러 강세도 한몫했다.


◆달러 독주는 단기적으로 진정

문제는 달러의 방향성이다. 달러 강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P&G, 화이자,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다국적 기업들의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이미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기록 중이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4를 돌파했다. 미국 중앙은행이 출구전략을 앞둔 상황에서 유럽중앙은행(ECB) 및 일본중앙은행(BOJ)이 양적 완화로 대응하고 있는 점도 달러의 강세를 유인하는 요인이다.

올해도 달러의 강세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단기간 보여준 방향성과 강도가 컸다는 점에서, 단기적으로만 보면 달러 강세는 진정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달러 강세의 부작용이 지표에 반영되면서 강세 속도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다. 그리스 조기 총선이 급진좌파인 시리자의 승리로 일단락되면서 채권자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국제통화기금)와의 협상이 시작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고 있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의 양적 완화 조치가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뮤추얼펀드의 자금 동향을 보여주는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 자료에 따르면 최근 들어 신흥국 주식형펀드와 하이일드펀드로의 자금유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팁貪沮測?유입 금액이 적기 때문에 추세적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변화 가능성을 암시하는 부분이다.

마지막으로 달러에 대한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7만계약 가까이 늘어나면서 단기간 급증했다. 달이 차면 언젠가는 기울기 마련이다. 달러의 방향성이 강했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되돌림을 예상할 수 있다.


◆활황 보인 미국시장 매력은 여전

결과적으로 미국은 올해도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 경제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이 대부분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유독 미국이 글로벌 경제를 책임지는 모습이다.

특히 강달러로 미국의 수출이 부진하지만 소비는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에서 성장의 바퀴는 계속 굴러가고 있다. 고용회복이 유가 하락과 맞물리며 소비 지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심리도 나쁘지 않다.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는 11년래 최고를 기록할 정도다. 미국 중앙은행이 작년 말 양적 완화 정책을 종료하고 올해 금리인상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이 작용하고 있어서다.

현재 뉴욕증시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6.7배까지 상승했다. 지난 15년 평균(15.8배)을 넘는 수준이다. 금융위기 이후 주식이 싸다는 논리는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하지만 내수시장 회복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할 만하다.

◆직구와 펀드, ELS 투자 모두 가능

미국 시장에 베팅하는 방법은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펀드를 활용하는 방법이다. 국내에 설정된 미국 펀드는 30여개다. 설정액은 5000억원대로 많지는 않다. 미국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미국 ETF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는 일종의 지수연동형 패시브 펀드다.

다음으로는 직접 투자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증시가 답보 상태를 보이면서 해외 직접 투자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애플이나 구글 등 미국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미국 시장은 국내 시장과 시차가 있다. 정보 비대칭성 문제 등 개별 종목에 대한 투자 위험도 감안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을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다. ELS는 저금리 시대에 따른 대안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초자산의 가격과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구조다. 개별 종목에 투자할 때보다 기대 수익률(쿠폰 금리)은 낮지만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미국 등 해외 주가지수의 활용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투자방법이 적극적 투자자에게 알맞다면 보수적 투자자에게는 마지막 방법이 좀 더 유리하다.

오은수 < 현대증권 에이블컨설팅팀&글로벌팀장 onsu.oh@hdsrc.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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