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블랙홀' 시차 두고 꾸준히 이탈한 듯
[ 김봉구 기자 ] 올해 대입 정시모집에서 연세대 경영학과와 의예과 최초합격자가 사실상 전부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된다. 시차를 두고 계속된 ‘서울대 블랙홀’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9일 대학들과 학원가에 따르면 정시에서 109명을 선발하는 연세대 경영학과의 누적 추가합격자 수가 140명이나 됐다. 의예과 역시 23명 모집에 24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했다. 연세대 전체 누적 추가합격자 수는 총 711명에 달했다.
추가합격은 합격자 미등록시 모집단위 결원에 대해 충원하는 것이다. 가·나·다군 모집군별로 중복합격한 수험생들이 한 군데만 등록해 결원이 나면 연쇄이동이 발생한다. 대학들은 최종 마감 기한인 11일까지 계속 추가합격을 발표하고 있다.
◆ 연세대 인기학과 경영학·의예과 '추가합격>정원'
4차 추가합격까지 발표한 연세대는 계열별 최고 인기학과인 경영학과와 의예과 모두 누적 추가합격자 수가 모집정원을 넘어섰다. 경영학과는 1차 84명, 2차 39명, 3차 13명, 4차 4명 등 총 140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했다. 의예과도 1차 15명, 2차 8 ? 3차 1명 등 24명이 빠져나갔다. 모집정원을 초과한 만큼 최초합격자 대다수가 다른 대학으로 이탈했을 가능성이 높다.
나군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연세대의 추가합격자는 가군 서울대에 중복합격한 수험생들이 등록하지 않아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른바 서울대 블랙홀 효과다. 올해 정시에서 서울대가 수능 100% 반영으로 선발방식을 바꾸면서 블랙홀 효과는 더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대체로 커트라인이 높은 인기학과일수록 합격자 점수가 높아 다른 군에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아 추가합격자가 많이 나오는 경향이 있다.
다만 올해는 누적 추가합격자 수가 모집정원을 넘어 충원율 100%를 초과했다. 지난해 정시 같은 기간 연세대 경영학과는 100명 모집에 누적 추가합격자 94명(충원율 94%), 의예과는 25명 모집에 21명(84%)을 기록했다. 올해 최초합격자의 이탈 현상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특히 1차 추가합격뿐 아니라 2~4차 추가합격에서 꾸준히 이탈자가 발생한 점이 눈에 띈다. 1차 추가합격은 서울대에 중복합격한 수험생들의 미등록 때문이지만, 2~4차 추가합격에서도 상당수가 빠져나간 것은 의외인 대목.
이에 대해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서울대와 연세대의 추가합격 발표 시차 때문일 것”이라며 “중복합격 수험생은 4일 서울대 1차 추가합격 발표 후 연세대에 낸 등록금을 환불받아 서울대에 등록했을 것이다. 다만 서울대는 오늘 2차 추가합격이 발표돼 그전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연세대의 추가합격이 계속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 서울대 화생공학부, 고려대 경영대 이탈자 최다
한편 서울대는 1차 68명, 2차 31명 등 99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했다. 학과별 누적 추가합격자 수는 △화학생물공학부 22명 △전기정보공학부 9명 △기계항공공학부 9명 △산림과학부 8명 등 자연계 모집단위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인문계 학과 중에선 소비자아동학부 2명, 역사교육부 1명에 그쳤으며 예·체능계에선 체육교육과 1명이 전부였다.
서울대 자연계 모집단위 추가합격자가 많이 발생한 이유는 다른 모집군 대학 의학계열에 중 복합격한 학생들이 서울대 등록을 포기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대는 지금까지 누적 추가합격자 수 337명을 기록했다. 모집단위별로 보면 경영대학이 38명(충원율 43%)으로 가장 많았고 의과대학은 5명(33%)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대비 경영대는 3명, 의대는 2명 늘어났다.
서울대는 오늘 발표된 2차 추가합격자 등록을 10일까지 받는다. 연세대, 고려대는 7일 발표한 4차 추가합격자 등록 절차를 9일 마감한다. 서울대와 연세대는 이후 추가합격자는 최종 마감 기한인 11일 오후 9시까지 전화로 개별 통보한다. 고려대는 10일 오전 5차, 11일 오전 6차 추가합격까지 발표한 뒤 7차 이후부터 최종 추가합격자 발표는 개별 통보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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