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매물로 거듭난 동양생명, 이번엔 팔릴까

입력 2015-02-09 12:01
[ 채선희 기자 ] 알짜매물로 거듭난 동양생명이 중국계 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49분 현재 동양생명은 전 거래일보다 150원(1.24%) 내린 1만19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근 급등한 데 따른 차익실현 매물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양생명은 지난 5일 매각 재개 소식이 전해진 뒤 장중 1만345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동양생명은 최근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보고펀드가 지분매각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보고펀드는 중국 안방보험과 경영권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매각 대상 지분은 57.6%(6191만주)다.

동양생명측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4년 만에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이 매각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를 겪으며 홍역을 치렀던 동양생명은 최근 실적이 큰 폭 개선되며 알짜 매물로 거듭났다.

동양생명의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은 3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으며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122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38.7% 증가했다. 이에 동양생명은 연간 목표 순이익을 기존 1326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13.1% 올?잡았다.

재무 건전성도 좋아졌다. 보험사 재무건전성 평가 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비율(RBC)이 3분기 기준으로 전분기 대비 2.7%포인트 증가한 255.6%를 기록한 것.

현재 보고펀드는 매각 성사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보고펀드는 국내 보험사들을 대상으로 매각에 나섰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2011년에는 골프장 실소유주 논란을 해결하지 못해 한화생명과의 매각이 불발됐으며, 최근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동양생명 인수 제의가 온 적 있었으나 당시 가격이 너무 비싸 사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안방보험의 막강한 자금력과 정치적 배경도 인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중국 안방보험은 총자산 7000억위안(121조5000억원)에 달하는 종합보험사로, 2004년 설립된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성장했다. 또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손녀사위인 우샤오후이가 회장으로 있다.

현재 동양생명의 매각가격은 주당 1만8000원 내외로 총 1조1000억원가량(지분 57.5% 기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매매가격이 실사에 따라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태경 현대증권 연구원은 "배당금 귀속과 실사 결과에 따라 가격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수가 마무리되기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승인이 쉽게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안방보험은 대주주 적격성은 갖췄다. 그러나 과거 론스타 사태, 외국계 은행의 고배당 논란 등으로 해외 자본에 대한 국민 여론이 호의적이지 않은 점이 정부로선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 안방보험사에 대한 의??제기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안방보험의 브랜드파워가 국내에서 미미하며 중국에서도 일류 회사로 분류되지 않는다"며 "보험사 경영능력 역시 전세계의 동종 회사들보다 부족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우 보험사에 대한 감독이 우리나라 수준보다 낮아 경영, 재무 상태 등의 부문에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신뢰도 하락은 고객·직원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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