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회생 늘고 개인워크아웃 감소 왜
[ 김일규 기자 ]
빚이 많은 사람을 구제하는 제도엔 개인회생 말고 개인워크아웃이라는 것도 있다. 개인회생은 법원이 진행하는 공적 채무조정 제도다. 이에 비해 개인워크아웃은 신용회복위원회가 운영하는 사적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개인워크아웃은 2002년 도입됐다. 개인회생보다 두 해 먼저다. 2011년까지만 해도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개인회생 신청자보다 많았다. 역전된 것은 2012년이다. 2012년 개인회생 신청자는 9만368명으로 개인워크아웃 신청자 7만1795명보다 1만8573명 많았다.
이후 개인회생 신청자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해 줄었다. 개인워크아웃 대신 개인회생을 선택하는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채무자들로선 개인회생이 개인워크아웃보다 유리한 점이 많다. 개인회생은 사채를 포함한 모든 채무를 조정 대상에 포함한다. 반면 개인워크아웃은 신용회복위원회와 협약을 맺은 금융사의 채무만 조정대상으로 한다. 현재 3600곳 정도다. 국내 대부업체는 약 9000곳에 달하지만 개인워크아웃 대상인 곳은 50여개에 불과하다.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려면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이어야 한다. 3개월간 채권 추심에 시달려야 하는 것이다. 개인회생은 그런 조건이 없다. 소득이 있으나 빚이 많아 지급 불능에 빠졌거나, 빠질 염려가 있는 개인이면 신청할 수 있다.
탕감 후 변제 기간도 개인워크아웃이 길다. 개인워크아웃은 최대 20년 동안 남은 빚을 갚아야 한다. 개인회생은 길어도 5년만 더 갚으면 된다. 빨리 털고 일어설 수 있다는 얘기다.
탕감률도 개인회생이 더 높다. 개인워크아웃은 이자 전액과 함께 원금의 최대 절반까지만 탕감받을 수 있다. 개인회생엔 그런 조건이 없다. 5년간 변제금액이 청산금액보다 많으면 된다. 변제 후 남은 채무는 전액 탕감받을 수 있다.
다만 개인워크아웃은 신청이 간편하고, 최종 지원 결정까지 절차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개인회생은 신청 절차가 복잡해 변호사,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100만원 안팎의 수임료도 부담해야 한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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