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넥슨-엔씨소프트 충돌 '주주제안공문' 보니?

입력 2015-02-06 18:01
수정 2015-02-06 18:24
<p>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15.08% 보유하며 최대 주주로 올라선 넥슨이 2월 6일, 엔씨소프트에 '주주 제안 공문'을 발송한 것을 알렸다.</p> <p>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다양한 협업기회를 모색했지만, 단순 투자자로 역할이 제한된 기존의 협업구조로는 민첩히 대응을 할 수 없어 가시적 성과를 얻지 못했다'며 배경에 대해 밝히고 공문 내용 전문을 밝혔다.</p> <p>크게 살펴보자면 ▲다른 이사의 교체 혹은 추가 선임이 발생할 경우, 당사가 추천하는 후보의 이사 선임 및 ▲실질 주주 명부 열람을 제안, ▲제 3자와 협업을 통한 수익원 발굴, ▲전자투표제 도입,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 처분,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적극적 주주이익 환원, ▲비등기 임원의 보수내역 및 산정 기준 공개 등이 있다.</p> <p>관련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p> <p>■ 김택진 대표 재선임에 사실상 찬성..주주명부 열람 권리 요청</p> <p><주주총회 안건에 대한 주주 제안 및 기업/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요청사항>이라는 제목으로, 2015년 3월 27일 진행될 18기 정기주주총회에서의 이사 선임 안건 제안으로 시작한다.</p> <p>'엔씨소프트에 발생한 임기만료, 사임, 사망, 결격사유 발생 등의 여하한의 사유로 인해 귀사가 주주총회에서 후임 이사를 선임하거나, 다른 여하한의 사유로 인해 추가적으로 이사를 선임할 경우 당사가 이사 후보자를 금번 정기 주주총회 의안 제안일 이전까지 추천할 예정이며 해당 후보자를 이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합니다.'</p> <p>'특히 김택진 현 대표이사 이외의 이사가 사임하는 등으로 인하여 정기주주총회에서 후임 이사를 선임하거나 추가적으로 이사를 새로이 선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2015년 2월 10일까지 관련 정보를 알려주시기 바랍니다.'</p> <p>'의결권 위임을 요청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으니, 주주 현황을 알 수 있는 실질주주 명부를 제공해주시거나, 당사가 이를 열람 및 등사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p> <p> 넥슨은 이사회에 공석이 생길 경우, 추천하는 후보를 선임해줄 것과 실질적인 주주 명부를 열람할 수 있는 권리를 제안했다. 이는 중도 퇴임이나 임기 만료 등으로 생기는 공석에 넥슨의 이사진을 파견하는 것으로, 선출된 이사는 주주총회에서 의안을 설명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도 보장받아야 한다.</p> <p>현재 엔씨소프트 이사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무이사 4명,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2명이다. 3월 27일에 진행되는 정기 주주충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사람은 김택진 대표이사(28일)뿐이지만, 사실상 재선임에 참성한다는 뜻을 밝혔다.</p> <p>■ 외부 업체와 협업 강화하고, MXM 등 시너지 효과 노린다</p> <p>넥슨은 엔씨소프트에게 외부 업체와의 협업 강화를 통한 다양한 수익기회 창출을 제안하기도 했다.</p> <p>'엔씨소프트는 게임산업이 PC온라인에서 모바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민첩히 대응하지 못했고,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해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MMORPG 개발의 사업상 리스크가 작지 않으니 다양한 기업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사업 기회를 발굴해 단기적 수익의 변동을 줄이길 바랍니다.'</p> <p>'넥슨은 엔씨소프트와 논의중이던 'MXM(Master X Master)'와 관련해 넥슨이 채널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넥슨의 유명 캐릭터도 엔씨소프트 게임에 활용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p> <p> 모바일에서 넥슨의 경우, 모바일 게임 시장에 뒤늦게라도 뛰어들어 최근에는 TT게임즈와 레고 시리즈 모바일 출시 계약을 체결하는등 다각적인 사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블레이드 앤 소울'과 '아이온' 등의 유명 IP로 모바일 게임을 만들고 있으며, 김택진 대표는 '엔씨의 모든 게임을 모바일에서도 볼 수 있을 것'이라 선언하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개발중에 있어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p> <p>엔씨소프트와 넥슨은 '마비노기2'를 함께 개발하며 협업하고자 했지만, 프로젝트가 무산되며 이후에도 양사가 서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따라서 넥슨은 엔씨소프트와의 가능한 적극적 협업을 권하며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는 것.</p> <p>■ '전자투표제'로 주주 참여율 확대하고, 부동산 처분</p> <p>넥슨은 주주들의 참여율 확대를 위한 '전자투표제' 도입과 비영업용 투자 부동산을 처분할 것을 제안했다.</p> <p>'총 발행 주식의 2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개인 소액 주주들이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한다면 의견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을 것.'</p> <p>'엔씨소프트는 2008년 서울 삼성동에 엔씨타워를 건립하고, 2011년 5월 24일 경암빌딩 및 토지를 매입해 영업용으로 이용했다. 하지만 2013년 판교에 신사옥을 완공하며 삼성동의 토지 및 건물을 임대 목적으로 전환했다.'</p> <p>'이는 장부 가치로 2442억, 공정가치로 3215억에 달하며 전체 자산의 15.1%다. 이를 통해 얻는 수익률이 자본비용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매각하고 재투자해 일부는 주주에게 환원할 것을 제안합니다.'</p> <p>■ 지속적 자사주 매입과 소각-배당률 상향으로 주주 이익 환원할 것</p> <p>주주들에게 이익을 환원하기 위한 ▲지속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프로그램의 운영 혹은 ▲배당률 상향을 요청했다.</p> <p>'엔씨소프트는 2014년 12월 12일 총 발행 주식에서 자기 주식을 제외한 19,970,439주에 대해 343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2009년 이후 순이익이 개선됐지만 자사주 매입 및 배당금 상향 조정을 포함해 주주에 대한 적극적 이익 환원을 하지 않았다.'</p> <p>'적극적 주주환원이 아닌 유보를 택한 것은 불확실한 경영상황을 대비한 것일 수 있지만 2011년 엔씨다이노스, 2012년 엔트리브소프트 투자, 2013년 판교 신사옥 준공을 제외하고 적극적 주주 환원 없이 현금을 유보시켰다.'</p> <p>엔씨소프트의 2014년 3분기 재무제표를 통해, 엔씨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 금융 자산은 4847억, 매도가능 금융자산은 2150억, 만기보유 금융 자산 10억, 장기금융상품 100억으로 순현금성 자산은 7107억에 이른다. 이는 시가총액 4억 340억과 비교해 17.6%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순현금성 자산은 8479억으로 시가총액의 21%이다.</p> <p>이와 더불어 넥슨은 ▲자사주의 소각을 요청했다.</p> <p>'장기간 보유한 8.9%에 해당하는 1,958,589주의 자기 주식을 소각해주실 것을 제안합니다. 실제 사용되는 부분이 소규모에 불과하고, 이를 활용한 M&A도 적극적이지 않으니 임직원의 인센티브에 활용할 부분을 제외하고 소각해주실 것을 제안합니다.'</p> <p>마지막으로는 김택진 대표이사의 특수관계인으로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중인 사람 중 5억원 이상의 연간 보수를 받는 자의 보수내역 및 산정 기준을 공개할 것을 요청했다.</p> <p>'등기 임원에 대해 자본시장 및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 요구하는 기준과 동일하게 비등기 임원에 대하여서도 그 보수 내역 및 산정 기준을 공개하여 주실 것을 제안합니다.'</p> <p>■ 엔씨소프트, '일방적이고 과도한 경영간섭.. 경영활동에 역량 집중할 것'</p> <p>넥슨은 이 모든 것을 2월 10일까지 엔씨소프트의 입장을 명확하게 서면으로 회신해 줄 것을 요청하며, '위 기한까지 서면 회신을 받지 못할 경우 본 공문의 요청사항을 모두 거절한 것으로 이해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아나갈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했다.</p> <p>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관련 내용을 공개하자 즉각적인 대응으로 '넥슨의 주주제안공문을 확인했고, 전달했다. 엔씨소프트는 의견의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 전하며, '넥슨의 일방적인 경영 의견 제시는 시장의 신뢰와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라며 단호하게 이야기했다.</p> <p>이어 '전체 주주의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기업가치 증대를 위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넥슨의 일방적이고 과도한 경영간섭에도 불구하고 주주가치 훼손과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최악의 상황에 귀결되지 않도록 모든 경영활동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p> <p>넥슨과 같이 '주주제안공문'을 보내는 경우는 한국에서 흔하지 않다. 넥슨은 '주주 친화 정책의 하나로 엔씨소프트는 개인 주주가 많은 점을 빌어 이익 환원 정책의 하나로 제안을 한 것. 이는 우리의 '알 권리'를 지키는 내용이다'이라 이야기했다.</p> <p>한경닷컴 게임톡 황인선 기자 enutty415@gmail.co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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