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더 이상의 관심과 스포트라이트는 정중히 사양합니다.”
뺑소니차에 치여 숨진 청주 ‘크림빵 아빠’의 아내 장모씨(25)를 특별 채용한 서원대. 먼저 만삭의 미망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건넸다. 학교 슬로건인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대학’을 실천하는 취지란 설명을 곁들였다. 미담이 알려지면서 이 대학은 순식간에 ‘호감 대학’이 됐다.
칭찬 세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학교 측은 앞으로 장씨 채용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키로 했다.
6일 서원대에 따르면 손석민 총장은 “(장씨의) 어려운 상황을 학교에서 배려하고자 취한 조치일 뿐”이라며 “이에 관한 언급은 더 이상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계속되면 미망인 장씨가 자칫 불편한 상황을 맞을 수 있어 배려하는 차원이다.
앞서 장씨의 채용을 제안한 것도 손 총장이다. 사범계열 대학 역사교육과를 졸업한 장씨가 마땅한 돈벌이 없이 임용고시 준비 중이란 사실을 전해 듣고 결정을 내렸다. 서원대 관계자는 “총장이 지역에서 가슴 아픈 사고가 났다며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손용기) 이사장과 협의해 정했다”고 귀띔했다.
청주사범대가 전신인 서원대는 임용고시 지원 프로그램이 잘 갖춰져 있다. 이에 따라 장씨를 행정직 직원으로 채용해 임용고시를 준비할 수 있게 했다. 4월 출산 예정인 장씨는 임용고시 결과에 따라 육아휴직 후 서원학원 산하 중·고교에서 기간제 교사로도 설 수 있게 됐다.
학교 관계자는 “지역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의 미망인에게 도움이 되고자 채용한 것인데 너무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미망인이 불편해 할까봐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며 “관심은 감사하지만 사고나 미망인과 관련된 언급은 더 이상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손 총장은 해외 출장으로 자리를 비웠다. 박수 칠 때 떠나는 셈이다.
한편 강원도 소재 사범대를 수석 졸업한 ‘크림빵 아빠’ 강모씨는 작년 10월 장씨와 결혼한 뒤 함께 임용고시를 준비해 왔다. 임신한 아내의 뒷바라지를 위해 교사의 꿈을 잠시 접고 임시로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다. 지난달 10일 새벽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사 들고 귀가하다 만취 운전 뺑소니차에 치여 숨진 사연이 국민들의 마음을 울렸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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