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과 성과 공유, 기업에 긍정적"…쌍용머티리얼 연구결과 나와

입력 2015-02-05 09:53
쌍용머티리얼, 슈퍼개미 주식 증여 2년 후 공생 공감
KSS해운, 이익공유제로 직원에 보상


[ 한민수 기자 ] 기업의 성장을 직원들과 공유하려는 시도가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슈퍼개미의 직원 주식 증여 사례를 조사한 국내 첫 연구다.

기업의 성장은 당연히 주주에게 이익이다. 그러나 직원은 기업의 성장이나 해당 기업의 주가 상승과 무관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기업 성장에 비해 낮은 보수 책정이 이뤄지고, 대부분 직원들의 손에는 회사 주식이 없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을 직원과 공유해 기업, 주주, 직원의 공생 체계를 만들자는 시도들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쌍용머티리얼은 2012년 한 개인투자자로부터 직원들이 주식을 받은 이후 기업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KSS해운은 이익을 직원들에게 나눠주는 체계 확립을 추진 중이다.

◆ 쌍용머티리얼 직원 70% "회사가 좋아졌다"

개인 큰 손, 이른바 '슈퍼개미'인 한세희 씨는 2012년 3월 쌍용머티리얼 주식투자로 얻은 이익의 일부를 회사 직원들과 나누자는 결정을 했다. 회사 직원복지기금에 쌍용머티리얼 주식 10만주를 기증했고, 이어 또 다른 10만주를 직원 283명에게 각각 353주씩 무상 증여했다.

그는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이익이 주주에게만 귀속되는 현재의 시스템은 공정한 것이 아니며, 주가 상승을 가능하게 만든 직원들도 이익의 일부는 나누는 것이 보다 공정하다고 판단했다.

이같은 결정을 알게 된 한씨의 아버지는 한 발 더 나아가 주주와 직원의 공생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진보적 사회학자인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주식 증여 이후 2년에 걸쳐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조사했다. 직원에 대한 주주의 배려가 직원의 인식과 태도에 영향을 미쳐 기업 실적을 향상시키고, 주가 상승으로 주주 이익에도 기여할 것이란 가정이었다.

2012년 5월 1차 조사에서 주주와 직원의 공생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쌍용머티리얼 직원은 23.2%에 불과했다. 2년 뒤인 2014년 4월 조사에서는 50.4%로 늘었다.

특히 주식 증여가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커졌다", "보다 열심히 일하는 계기가 되었다" 등 사고방식 및 행동에 영향을 줬다는 직원은 69.3%였는데, 이들은 기업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70%의 직원들은 경영자와 직원의 관계를 협력관계로 봤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경쟁·갈등 관계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사무직과 생산직 관계에 대한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상진 명예교수는 "주주가 직접 나눔의 실천을 통해 종업원의 보람과 자긍심, 근무의욕을 고취시키는 직접적 공생의 길을 열 수 있음이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며 "또 회사 경영과 무관한 개인투자자의 주식 증여가 종업원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회사의 소유주 또는 대주주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적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오는 6일 오후 2시 서울시청 워크숍룸에서 발표된다. '주주-직원 공생 프로젝트'에 대한 2차 학술발표다.

◆ KSS해운, 대주주 직접 나서 이익공유

KSS해운은 직원과 성과 공유를 위해 대주주가 직접 나섰다. KSS해운의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박종규 전 회장은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통해 6억원의 이익을 230명의 임직원에게 나눠줬다.

경영에서 물러난 입장이기 때문에 주주제안 방식을 이용한 것이다. 올해 정기주총에서도 박 전 회장은 이익공유에 대한 주주제안을 할 예정이다. 이번에는 이익 수준에 따라 성과급의 규모를 정하는 지급규정 확립을 고민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약 25억~30억원 상당의 성과급이 직원들에게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SS해운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임직원 중심의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이같은 제안을 한 것"이라며 "회사의 성장을 직원들과 나눔으로써 임직원들에게 더 강한 동기가 부여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직장연구재단이 미시간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연구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841개의 기업에 근무하는 349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원들의 동기가 향상됨에 따라 해당 기업의 주식이 그 다음해에 더 높은 수익을 창출했다. 주가도 해당 기업의 직원 동기지수가 5포인트 증가할 때마다 그 다음해 시장상승률 대비 2%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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