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상생 전도사' 구본무…"직원들 아이디어도 풀어라"

입력 2015-02-04 21:31
혁신센터에 '아이디어 마켓'
中企와 신제품 아이템 공유


[ 남윤선 기자 ] “특허를 적극 활용해 중소기업이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합시다.”

구본무 LG 회장은 작년 9월 충북 창조경제혁신센터 설립을 기획할 때 LG쪽 기획단장인 이희국 (주)LG 기술협의회 의장(사장)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특허를 보유하지 못한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주라는 주문이었다.

국내 중소기업들은 특허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허청 등에 따르면 대기업은 전체의 10%가 특허 전담조직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은 2.9%에 불과하다. 특허 침해 및 ‘특허 괴물’들의 소송에 속수무책인 이유다.

LG그룹이 2만9000여건의 특허를 무상 혹은 최저 비용으로 중소기업에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은 특허 기술 지원이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구 회장은 “일시적 특허 지원에 그치지 말고 지속적으로 사업 노하우와 기술을 중소기업과 공유하라”며 “특정 계열사만 보여주기 식으로 참여할 게 아니라 전자, 화학, 생명과학 등 주력 계열사들이 앞장서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의 특허 공유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LG그룹 계열사들은 과거에도 협력사에 휴면특허(등록했으나 활용되지 않는 특허)를 공개하고, 경영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해 왔다. LG디스플레이가 2차 협력업체들에 경영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LG는 2020년 완공될 서울 마곡지구 ‘LG 사이언스파크’에도 중소·벤처기업의 신기술 인큐베이팅(육성) 센터를 세울 예정이다.

LG는 충북 혁신센터에 ‘아이디어 마켓’도 만들고 특허 외에 임직원들이 제안한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도 공유하기로 했다. 창업 아이디어는 LG그룹 사내 사이트인 ‘LG라이프’에 올라온 것 중 100여명의 전문가 집단이 엄선한다. ‘LG라이프’는 2013년 10월 임직원이 아닌 소비자 관점에서 어떤 제품이 유용할지 현재 사업에 국한하지 말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고민해야 한다는 구 회장의 방침에 따라 만들어졌다. 이후 1년여 만에 1만건이 넘는 아이디어가 올라왔다.

벌써 4개 중소기업이 LG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충북 오송의 보안설비업체 씨원라이프테크는 ‘골무형 거리측정기’ 아이디어를 받아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양손 손가락에 골무를 끼우고, 골무 간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재단 등을 할 때 줄자를 쓸 필요가 없다. 조명업체 GTC는 ‘자동차 2차 사고 예방 발광다이오드(LED)’를 개발했다. 자동차 후면 유리에 LED를 달아 앞쪽의 사고 정보를 전달해 2차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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