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장기 주식 투자가 '국민 행복'…손주에게도 주식 사줘"

입력 2015-02-04 15:10
수정 2015-02-04 16:00
[ 권민경 기자 ]

"일곱달 된 친손주가 한 명 있다. 이 놈 백일 때 내가 주식을 600만원 어치 사줬다.

이 주식이 아장아장 올라서 될게 아니고, 열배 스무배 가야 하는데 그럴수 있다고 생각되는 주식을 딱 3개 골라서 200만원 어치씩 사줬다. (어떤 주식인지는 말할 수 없고...)

금융 시장은 국민들이 '부'를 축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른바 국민 행복 산업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진국 경우처럼 장기 주식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

황영기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은 4일 취임 후 가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투자업계가 지향해야 할 종착점으로 국민 행복을 거듭 강조했다.

저성장·저금리, 고령화 흐름 속에서 국민들이 안전한 투자처를 찾아 미래를 준비하고 노후를 대비할 수 있도록 투자업계가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시장의 파이가 커져야 하고 제도·규제도 선진화 해야하며 투자자 신뢰회복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날 "퇴직 준비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저금리로 인해 새로운 투자처를 찾느라 마음고생을 한다"며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좋은 상품을 만들어서 중위험·중수익을 누릴 수 있게 도와준다면 국민들도 행복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위를 보면 5% 정도의 수익만 꾸준하게 나와도 집을 팔아 투자하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아직 투자업계가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것.

그 이유는 투자자 신뢰를 얻지 못하는 업계 내부의 문제와 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제도·규제라는 외부적 문제가 결합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업계가 회사의 이익이 아닌 투자자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고 동시에 전문성을 갖출 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며 "진정성 있는 상품 판매와 서비스는 자본시장에 대한 기대와 투자로 연결돼 시장 파이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협회장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강조했던 '시장 파이 키우기'는 업계를 살려달라, 도와달라는 의미가 아닌 국민 행복 추구와 금융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제도·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가장 민감해하는 '세제' 혜택을 중점적으로 언급했다. 장기로 주식이나 펀드 투자를 했을 때 면세 혜택이 주어져야 하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생명보험으로 돈이 들어가는 이유도 10년 이상 가지고 있으면 면세가 되기 때문"이라며 "형평성을 놓고봐도 장기 주식 투자나 펀드에 세금 혜택을 주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해외펀드에 투자할 때 주식을 직접 사는것보다 불리하게 돼 있는 과세 체계도 고쳐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 시장의 '세계화'를 외치지만 이는 업계가 해외로 진출하는 것 ?아니라 국내 투자자의 해외 투자가 늘어나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라는 게 황 회장의 판단이다.

해외 투자에 있어서는 개인이 직접 투자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운용사들의 펀드 상품을 적극 활용해야 하는데 세금 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것.

결국 해외펀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완전 면세까지는 아니더라도 종합과세대상에서 제외되는 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투자업계 발전을 위한 규제 완화도 여러 차례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증권거래세 인하와 콜차입 허용을 꼽았다.

거래세 인하는 정부 세수 정책과 연관돼 힘든 문제지만 완전히 폐지하는 건 어려워도 인하해 달라는 요청은 꾸준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금 조달 원천인 콜차입은 지준과 비지준으로 이원화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지준콜의 경우 금리에 따라서 차등을 주는 식으로 외국처럼 해야 하지 국내와 같이 전면금지하는 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황 회장은 "선거 운동 기간 중소형 증권사 대표들을 만나보니 콜차입 문제는 시급한 사안인 것 같다"며 "일단은 증권금융의 지원으로 급한 불은 꺼가면서 콜시장을 이원화하는 방향으로 해결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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