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허브' 쟁탈전

입력 2015-02-03 20:34
수정 2015-02-04 03:59
일자리 창출·연평균 7% 高성장
마카오·라스베이거스 주춤하는 사이
필리핀·일본·한국 등 아시아 국가 가세

필리핀, 마닐라에 두번째 카지노 개장
日, 관광 부흥위해 카지노 합법화 추진
韓, 영종도에 복합 리조트 건설 계획


[ 강영연 기자 ] ‘카지노 허브’가 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하다. 세계 1위 카지노 시장인 마카오가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정책으로 주춤하는 사이 필리핀과 일본, 한국 등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일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 카지노 리조트 ‘시티 오브 드림스 마닐라’(사진)가 개장했다. 2010년 개장한 ‘리조트월드 마닐라’에 이어 마닐라의 두 번째 카지노 리조트다.

새 리조트에는 3개의 고급 호텔이 있고 카지노장의 게임테이블 수는 380개다. 필리핀 정부는 이번 개장으로 5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기고 10년 내 마닐라의 카지노 매출이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닐라가 세계적 카지노 허브가 되겠다는 목표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치열해지는 카지노 허브 경쟁

마닐라는 움츠러들고 있는 마카오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2008년 세계 1위 시장으로 성장한 마카오는 지난해 홍콩 시위와 중국 정부의 부패척결 정책으로 타격을 받아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마카오 당국에 따르면 마카오 카지노 업계의 1월 매출은 29억7000만달러(약 3조262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급락했다. 8개월 연속 하락세다.

WSJ는 “중국 정부의 감시 아래 있는 마카오로 가길 꺼리는 중국 부유층들이 마닐라 카지노를 찾을 것”이라며 “도박으로 딴 돈에 붙는 세금도 마카오는 40%지만 필리핀은 15%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한때 최고의 도박 도시였던 라스베이거스는 명성이 이미 퇴색했다. 카지노 매출이 마카오의 7분의 1 수준(2013년 기준 마카오 440억달러, 라스베이거스 65억달러)으로 떨어지자 카지노 사업자들은 적자를 메우기 위해 가족 놀이시설, 워터파크 등을 잇따라 개설했다.

전통적인 강자들이 주춤하는 사이 일본과 한국 등도 카지노 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는 관광산업 부흥을 주요 경제 성장 전략으로 제시하면서 카지노 합법화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2020년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수를 연간 2000만명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카지노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은 인천 영종도에 카지노 복합리조트 단지를 계획 중이다.

○빠르게 커지는 시장, 경제 성장에 도움

각국이 카지노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이다. 2006년 998억7800만달러(약 110조원) 규모였던 카지노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1710억4000만달러까지 커졌다. 연평균 성장률이 7%가 넘는다. 수익률도 높은 편이다. 허가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시장이라 장기간 독점적으로 고수익을 누릴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원은 “싱가포르는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 개장 후 관광객 수가 20% 늘고 관광수입은 50% 증가했다”며 “직접고용한 종업원 9000명을 비롯해 싱가포르 전체에 3만7000개 이상의 일자리도 창출했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활성화는 세수 확보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평가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지노는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의 30~40%를 개별소비세, 관광진흥기금 등 세금으로 내기 때문에 국가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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